사람은 동물과는 다르게 자기 자신을 보고 인식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를 자아라고 하지요. 자아를 간단하게 이해하는 방법에는 거울이 있습니다. 사람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자신이라고 인식하는 반면, 동물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자신이라고 인식하지 못하지요. 

사람의 자아는 생후 5개월 후부터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부모와 환경의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조금씩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형성된 자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나를 어떻게 보고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자아인‘나의 나’이고, 다른 하나는 남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남의 나’입니다. 나의 나, 남의 나 이 두 가지가 합쳐져 한 사람의 자아를 형성합니다. 

한국인의 자아는 서양인과는 상당히 대조를 이룹니다. 그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남의 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는 것이지요. 한국인의 남의 나는 비교, 남 따라하기, 희생봉사와 남의 인정, 동일시, 의존하기 등으로 나타납니다. 

동일시는 가족과의 동일시, 연인과의 동일시, 회사와의 동일시, 사회와의 동일시 등이고, 의존하기는 지도자나 운명 또는 신에의 의존 등입니다. 이외에도 나와 관계의 객관화가 있지요. 

나의 객관화는 나의 개성이나 원하는 것보다는, 사회에서 객관적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나를 추구하는 것이고, 관계의 객관화는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라기 보다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관계를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편, 나의 나는 남의 시선과 인정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많은 것을 가졌거나 가지지 않았거나, 남과의 비교 없이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살아가는 삶이지요.

남의 나가 큰 한국인은 특히 남의 기쁨보다는 불행에 더 많이 공감을 합니다. 그래서 나도 기쁨보다는 불행을 더 많이 느끼게 되지요. 이는 빠른 시간에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국민이 행복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이유이기 합니다. 

한국인의 남의 나는 사회공동체의 전체적 수준을 올리는 데는 큰 기여를 합니다. 반면에 각 개인의 행복에는 그만큼 지장을 초래하지요. 나의 나를 추구하되, 남의 나를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을 남으로서 받아 들이고 배려하는 것이 나와 남을 더 행복하게 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