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라는 말이 아직 실감이 안 나지요? 최근에 발표된 한국인 평균수명이 81세이니 조금 더 살아 어쨌든 80대가 내 인생의 종착역일거야! 라고 생각하지요? 부모가 다 70대에 돌아 가셨으니, 내가 80대까지 산다면 거의 기적이라고 생각되지요?  

81세라는 평균 수명은 어려서 죽은 사람, 더 나이 들어 죽은 사람들의 평균입니다. 이미 50대를 넘겼다면, 대체로 남은 수명은 더 늘어나게 되고 정말로 거의 100세를 살게 되지요.  

노화 (老化)는 늙음과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나이 듦과는 같은 말이 아니지요. 태어난 시점은 누구나 하나밖에 없고, 이후부터 나이는 숫자로서 매년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나이 든 사람, 즉 고령자를 연령별로 몸의 각종 지표들을 측정해서 평균을 내어 봤지요. 이 평균적인 현상을 의학자들이 노화라고 부릅니다. 

이런 평균적 노화 말고, 두 가지의 전혀 다른 나이 듦이 있습니다. 하나는 신나게 잘 살다가 죽을 때 짧은 시간에 팍 죽는 소위 ‘9988234’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거의 병원에 매여 살면서 사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도 아닌 소위 ‘비참한 고령’이지요. 물론 평균보다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상당수가 주위에 있다는 것은 익히 알 것입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평균적인 노화가 자연적이거나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우리 주위의 동물들을 눈여겨보면 금발 알 수 있습니다. 빠른 시간에 성체로 성장한 동물들은 사는 동안 신나게 살다가 죽을 때는 거의 노화를 거치지 않고 빨리 죽지요.  

동물들에서 노화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람과 함께 하는 가축이나 애완동물뿐입니다. 사람도 동물과 똑같이 진화되어 왔다면, 사람의 몸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신나게 살다가 짧은 시간에 팍 죽는 것이 오히려 자연적이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그 동안 믿었던 것은 평균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의 생각이 그렇게 믿으면, 우리의 몸도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평균적으로 늙어갈 것이라 믿으면 그렇게 되고, 9988234할 것이라 믿으면 또한 그렇게 되지요. 병들어 비참하게 살 것을 두려워하면 또한 그 걱정대로 됩니다.  

나이 듦을 죽어감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요. 평균이나 비참한 늙음을 생각하는 것이고, 또한 그렇게 됩니다. 사람을 제외한 어느 동물도 죽음을 생각하며 사는 동물은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끝까지 살려고 하지요.

노화란 없습니다. 노화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