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여름이 되면 소위 기운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이를 대비해서 환절기에 미리 보약을 먹어두는 사람이 많았고, 한여름에는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많았지요. 지금은 보약의 사용은 많이 줄어든 반면, 보양식은 아직도 우리 국민의 여름철 애용식 중의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현대인에게 보양식의 의미는 과거와는 사뭇 다릅니다. 이에 앞서 여름에는 왜 기운이 떨어지는지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은 사람의 몸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요.  

그렇지만 여름에 기운이 없는 진짜 이유는 환경 때문이 아니라, 늘어난 활동량 때문입니다. 낮 시간이 길고 밖에서 생활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에 누구나 활동량이 늘어나는 시기가 바로 여름철이지요. 일하는 시간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과 후 회식과 모임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누구나 다 그렇게 살기 때문에 그 정도는 내몸이 받쳐주어야 한다고 믿고 몸을 씁니다. 남만큼은 해야 된다는 국민 정서가 여기서도 잘 작동이 되지요. 그래서 다 과로를 하게 되고, 그래서 다 기운이 없어집니다.

 영양이 부족했던 시대에는 이렇게 과로를 해도, 한번에 과량의 칼로리를 공급하면 힘이 반짝 나고는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보양식이지요. 보양식은 대표적인 고칼로리, 고지방식입니다. 

보양식의 또 다른 힘은 보양식 자체가 아니라, 보양식을 통해 만나고, 스트레스를 풀고, 친교를 하는 즐거움입니다. 이 즐거움이 사실은 내몸에 더 큰 기운을 찾아 주지요. 

요즈음 사람이 보양식을 먹으면 심리적 즐거움은 그대로 가질 수 있지만, 내몸은 더 이상 반짝하지도 않고 다음 날 아침에 보면 살이 더 쪘음을 알게 됩니다. 과거와는 달리 득보다는 실이 더 크게 된 것이지요.

 현대인에게 보양식의 의미는 바뀌어야 합니다. 일단 기운이 없을 때는 보양식보다는 휴식을 찾아야 하지요. 보양식을 통해 즐거움을 찾는 문화는 그대로 지속한다고 하더라도, 그 양은 현대인의 몸과 영양 상태에 맞춰 반만 먹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