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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거란어 시가와 거란 글자
윤성환 기자  |  ysh@woma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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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7.10  20: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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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바야 출판사가 7월 6일(목) 거란어 연구논문을 모은 ‘거란어 시가와 거란 글자’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신간 ‘거란어 시가와 거란 글자’의 저자 최범영 박사(64세)는 시와 소설을 비롯해 지질학과 인문학 분야 논문을 다수 펴냈으며, 서울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과학자다. 그는 이번 논문 모음에서 필명을 ‘소벌 가리소모로’로 바꿨다. 경주 최씨는 거슬러 올라가면 사로국 6촌장의 하나인 소벌도리 공에 이르기 때문에 필명의 성을 소벌로 했고, 연개소문 이름의 고구려식 발음 가리소모로(송화강의 옛이름)를 이름으로 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거란어 연구의 쟁점들 △거란어 시가의 대구와 연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구리거울의 거란어 명문 등의 논문과 △금나라 임금 아우인 낭군의 행적비 △이라우드 틸런 상공의 묘지명 등 거란어 텍스트가 수록돼 있다.
 
‘거란어 시가와 거란 글자’의 특이점은 다음과 같다.
 
◇ 50%도 해독되지 않은 거란어 연구의 물꼬
 
한국에는 거란어와 관련해 일부 논문과 개설서, 사전 등이 출간된 바 있지만, 일반인이 거란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아직 부족하다. 필자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거란어 개설서를 논문의 형태로 만들었다. 거란어는 아직 50%도 해독이 되지 않은 언어지만 점점 그 진면목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며, 그렇기 때문에 거란어 연구의 문제들을 소개하고 새로운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해 연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한다.
 
거란어를 멀리 있는 언어로 생각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알타이어 가운데 한국어 주격조사 ‘이’, 주제격 조사 ‘은’, 목적격 조사 ‘을’을 함께 쓰는 언어로 필자는 지목한다. 고구려어 단어 일부가 거란어와 비슷한 점도 그는 주목하고 있으며, 더욱이 거란의 역사서에는 거란은 고조선 땅에 세워진 나라라는 전승의식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거란어 묘지명 가운데는 고려와 관련된 기술도 적잖고, 고려사 기록보다 앞서 함경도 일대가 고려 땅임을 증언하는 자료도 있다고 한다.
 
◇ 거란어 폰트가 있는
 
거란 글자는 거란 대자 약 2200여개, 거란소자 약 400여개로 이뤄져 있으며 필자는 일일이 폰트를 만들어 거란어 텍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의 거란 글자가 있는 구리거울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거란글자가 있는 두 점의 구리거울이 있다. 하나는 동제거란문자명 팔각경으로, 그에 적힌 명문은 ‘urt qotog sen toi’, 한자로 永福壽昌(영복수창)이다. 중앙박물관에서 長壽福德(장수복덕)이라 소개한 것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다른 한 구리거울은 거란어 시가로, 전문가들도 글자를 어찌 읽는지는 알지만 무슨 뜻인지 해석하기 쉽지 않아 난감해 해왔다. 필자는 이에 과감히 도전했다. 시가를 이해하기 위해 필자는 거란어 시가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공부한 결과를 이 구리거울의 명문 해석에 쏟아부었다. 사전에 나오지도 않는 단어들도 있고, 일부 학자의 해석이 어긋나 있음도 밝혀냈다.
 
◇ 거란어 시가의 특성
 
거란의 임금이나 높은 고위직의 사람들은 장례식에서 추도시(詞)를 낭송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추도시가 황제나 황후의 애책, 고위직의 묘지명에 쓰여있다고 한다. 거란어 시가는 한시보다 더 엄격히 운율을 맞춰 지어진 경우도 있고, 해당 구절에서 운율이 무언지만 알면 어찌 읽는지 모르는 거란 글자의 음가를 추정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이를테면 거란어로 ‘하늘’은 ‘-ar’로 끝나며 몽골어 ‘tenger’와 달리 ‘tangar’일 것으로 필자는 추정하고 있다.
 
◇ 거란 사람의 일생
 
이라우드 틸런 상공의 묘지명에는 그가 세 번 결혼한 사실이 적혀 있다. 그는 첫 부인에게서 딸 둘을 낳았고, 더 이상의 후사가 없자 새 부인을 얻었다. 내리 딸 셋을 낳고 또 후사가 없자 50대에 셋째 부인을 얻었다. 그리고 아들 셋과 딸 하나를 얻었다. 막내 딸은 그가 죽고 한달 뒤에 태어났는데 그는 죽을 때까지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아들을 낳기 위해 산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묘지명에는 투문강이 두 번 나오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두만강을 말하는 것인지는 보다 연구가 필요하다고 필자는 말한다. 그 묘지명에는 ‘망설임 없이 멀리 아주 멀리 여행하기’, ‘선업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넘치는 복이 있다’ 등의 경구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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