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산책을 통해 매일 접하는 일상의 장면들을 일기형식의 드로잉으로 수집한다. 산책하는 동안 보이는 풍경은 가시화된 익숙한 이미지지만 작가는 산책길의 풍경들처럼 눈에 익은 것들의 비가시적인 요소에 집중한다. 반복적으로 보이는 장소와 사물 등에 작가의 감정과 향수, 온도와 같은 추상적 경험이 투영되면서 일상의 풍경은 모호한 은유만이 뒤섞여 표현된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핸드폰 화면 속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를 보여지는 그대로 흡수하게 되는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은 자칫 쉽게 잊혀진다. 이렇듯 <Days>전에서 작가는 우리가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만 받아들였던 일상의 풍경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회상하게 한다. 본 전시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 놓치고 있던 매일 반복되는 장면들의 무한한 변주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