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 인류 20만년의 역사는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등의 시대로 발전해 왔습니다. 다 도구의 역사이지요. 사람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들은 20세기 들어서 폭발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비행기 등의 교통 수단, 집안 살림을 도와주는 각종 가전 제품들, 정보와 통신을 쉽게 해주는 기기들, 이제는 이 도구들의 도움 없이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미 많은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는 데도, 이 세상은 더 편리한 기기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 많은 것들을 돌아보고 내 삶 중에서 어디에다 쓸까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일이 되어가고 있지요. 고르고, 사용법을 배우고, 익숙해서 편리하게 될 때까지 써보는 것 자체가 큰 불편이 되었습니다. 

편리한 도구가 주는 불편은 그 뿐만이 아닙니다. 각 개인과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도구가 많아질수록, 이를 수용하고 관리하는 불편이 점점 더 늘어나지요. 구입과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에 더해서 말입니다. 

도구가 사람의 기능을 대신하는 편리함만큼, 사람의 기능은 퇴화하게 됩니다. 차만 이용하면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네비만 이용하면 공간 능력이 잘 개발되지를 않지요. 실내 운동기구도 알고 보면, 운동을 안 하는 면죄부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람의 기능이 퇴화되면, 사람은 도구에 더 의존하게 되지요. 

도구 자체의 편리함만으로 새 도구를 구입하지 마세요. 나와 가족의 삶에서 어떤 불편함을 초래할지도 같이 고려해야 합니다. 가정에 1주일에 한 번 이상 사용하지 않는 도구가 있다면, 아예 쓰지 않는 것을 고려해 보세요. 편리와 불편을 따져 보면, 안 쓰는 것이 더 편리할 것입니다. 

도구나 남을 찾으면, 내몸은 더 퇴화하고, 스스로 하면 내몸은 더 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