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를 살았던 쇼팽과 리스트는 개인의 성향만큼이나 음악적 색깔도 확연히 달랐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은 섬세하고 환상적인 음악으로 우아함, 부드러움 속에서도 열정을 표현하는 반면 리스트는 초인적인 기교를 구사하며 거침없는 선율진행과 화려함으로 청중들을 매혹시키는 연주를 선보였다.
결핵을 평생 앓아 병약하고 창백했던 쇼팽, 반면 ‘피아노의 황태자’라 불리었던 리스트는 장대한 기골로 남성적인 매력을 뿜어내며 엄청난 기교와 열정으로 전 유럽 귀부인들의 마음을 녹이는 피아니스트였다. 낭만시대를 이끌었던 두 작곡가의 비슷한 듯 선명한 음악적 차이를 이번 무대를 통해 한 번에 느껴볼 수 있다. 둘도 없는 친구이자 선의의 경쟁자였던 그들이 무대에서 겨뤄볼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오늘 11월 25일 두 라이징 스타의 손 끝에서 느껴볼 수 있다.

음악칼럼니스트 김문경의 감각적인 해설과 4개의 테마로 구성된 쇼팽 VS 리스트
이번 무대에서 만날 쇼팽과 리스트 프로그램은 테마 별로 해설과 함께 구성되어 쇼팽과 리스트의 깊이 있는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도록 하였다.
 첫 번째 테마는 기교 없이 예술적인 감성을 끌어낼 수 없으며, 예술적인 감성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두 작곡가의 “Etude(연습곡)”가 연주된다. 두 번째 테마는 “Waltz(왈츠)”로 쇼팽의 <화려한 대 왈츠>와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가 연주된다. 세 번째 테마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Nocturne(야상곡)”이다. 원래는 가곡으로 작곡한 곡이지만 리스트가 ‘3개의 녹턴’이라는 부재를 붙인 리스트의 녹턴 중 사랑의 꿈을 통해 긴장감이 팽배한 대결 속에서 서정성 또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마지막 테마는 “My Piano Hero (나의 피아노 영웅)”이다. 연주자가 가장 좋아하는 쇼팽과 리스트의 곡을 직접 선택하여, 낭만주의의 정점에 있었던 그들의 열정적인 음악세계를 느껴 볼 수 있다. 폴란드의 민속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쇼팽의 <환상 폴로네이즈>와 헝가리 민속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리스트의 <헝가리 랩소디>를 통해 두 천재적인 음악가들의 불후의 명곡이 된 피아노 음악들을 한 무대에서 감상해본다.

1810년 전후 초기 낭만주의, 그 대단했던 시절의 쇼팽과 리스트를 재현할 연주자는 바로 피아니스트 신창용과 알렉산더 울만이다.
카네기홀 데뷔 무대를 통해 "극도의 맹렬함과 녹는듯한 섬세함을 가진 피아니스트"라 평가 받은 신창용은 이미 국내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줄리어드 음대 전액장학 입학 및 석사 졸업을 거쳐 아티스트 디플로마 과정에 입학 예정이다.
2017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에 이어 올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클리블랜드 국제 콩쿠르와 함께 미국 3대 콩쿠르로 통하는 ‘2018 지나 바카우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하는 쾌거를 이루며 국내외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창용과 함께할 또 다른 차세대 피아니스트는 2017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알렉산더 울만(Alexander Ullman)이 함께할 예정이다.
커티스음대를 졸업하여 영국왕립음대 아티스트 디플로마 과정 중에 있는 울만은 2017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 이후 리스트 콩쿠르 갈라 콘서트를 통해 이미 내한한 바 있으며, 최근 ‘Classic FM’에 <주목할만한 젊은 피아니스트 20인>에 선정되며 세계 무대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중국 NCPA,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연주 단체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