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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신간] 브레멘 음악대
윤성환 기자  |  ysh@woma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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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4  08: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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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 음악대〉 이야기 들어 봤니? 늙고 병들어 쓸모없어진 닭과 고양이와 개와 당나귀가 음악대가 되겠다며 브레멘으로 떠난 이야기 말이야. 우리도 브레멘 음악대랑 똑같아. 경주마였다가 다리를 다쳐서 관광 마차를 끌게 된 말, 실험동물로 평생을 살아 온 개, 사람에게 버려진 고양이, 알을 잘 낳지 못해 팔려 갈 뻔한 닭……. 사람들은 우리더러 쓸모없다 하지만 우리의 쓸모는 우리가 찾을 거야!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가치를 찾아 가는지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줘.
브레멘 음악대가 세상에 알려진 지 2백 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어째 동물들의 처지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말은 다리를 다치자 심술궂은 주인의 욕설과 매질을 견디며 관광 마차를 끄는 신세가 됩니다. 실험실에서 평생을 살아온 개는 눈이 멀고 몸이 약해지자 마지막 주사를 기다리는 처지에 놓이지요. 좁은 닭장에 갇혀 밤낮없이 알을 낳던 닭은 알을 잘 낳지 못하자 팔려갈 위기에 처합니다. 사람 손에서 자라던 고양이는 혼자 살아가는 법을 익힐 틈도 없이 길바닥에 버려졌지요.
네 동물은 길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살길을 찾습니다. 그 옛날 브레멘 음악대를 롤모델 삼아서 말이지요. 다행히 고양이는 사랑 노래만큼은 자신 있다 하고, 개는 노래하고 싶지만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꾹꾹 참아 왔다 합니다. 닭은 퍼드덕퍼드덕 춤추는 걸 좋아하고, 말은 다가닥다가각 말굽 소리를 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네요. 그런데 사람들이 네 동물의 노래와 춤을 좋아해 줄지는 글쎄요?
2백 년 전 브레멘 음악대는 도둑들을 몰아내고 외딴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2백 년 뒤 네 동물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잉여’ 취급을 당하는 네 사람과 마주치지요. ‘밴드 브레멘’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그럴싸한 삶과는 어쩐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네 사람입니다. 잘나가는 밴드라면 헌털뱅이 승합차를 몰고 다닐 리도, 숲에서 찬바람에 찬 이슬을 맞아 가며 노숙을 할 리도 없을 테니까요.  
네 사람은 브레멘 음악대를 쏙 빼닮은 네 동물을 보고 놀라기는커녕 잔뜩 신이 나서 맴버로 맞아들이려다 그만 된서리를 맞고 맙니다. 네 동물들이 쏟아내는 원망과 분노와 질책을 인간 대표로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네 사람은 변명을 늘어놓거나 설득하려 드는 대신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줍니다. 네 사람과 네 동물의 처지를 고스란히 옮겨 담은 듯한 음악을 말이지요. 이윽고 네 사람의 연주에 네 동물의 퍼포먼스가 더해지면서 숲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장으로 바뀌어 갑니다. 쓸모없는, 아니 쓸모없다 여겨져 온 네 사람과 네 동물이 모여 비로소 완전체가 된 것이지요.
그 날 새로 태어난 밴드 브레맨은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새롭게 써 내려갑니다. 2백 년 전 브레멘 음악대가 미처 하지 못했던 바로 그 ‘음악’으로 말이지요. 밴드 브레멘의 행보는 스스로의 가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어린이에게, 스스로의 삶을 가치 없다 여기는 어른들에게 물어 옵니다. “ 혹시 다른 사람의 잣대로 네 가치를 재고 있지는 않니? 너는 지금 네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니?” 하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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