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진료실을 찾는 분들의 공통된 증상 중의 하나가 피로입니다. 많은 분들이 피곤하다, 힘들다, 기운이 없다, 힘이 빠진다 라고 하지요. 과거에는 피로의 원인이 몸이 많았습니다. 과로, 감기몸살, 간질환, 영양 결핍 등이었지요. 

그런데, 요즈음의 원인은 거의 다 몸이 아닌 마음입니다. 마음에서 지나친 소모를 하니까 몸도 따라서 소모되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지치는 것이지요. 마음의 소모 중 가장 흔한 것이 고민입니다. 

고민은 대체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발생합니다. 사실 하루 하루가 선택의 연속이지요. 선택을 나누면 크게 세 가지가 됩니다. 첫째는 앞에 놓여 있는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지요.  

둘째는 앞에 놓여 있는 것을 할 것인가, 그대로 있을 것인가의 선택입니다. 셋째는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는데, 그것을 찾을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있을 것인가의 선택이지요.  

이 선택에서 많은 사람이 고민을 선택합니다. 아무 선택도 하지 않고 고민만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고민도 선택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고민이야말로 다른 어떤 선택보다도 최악이지요. 

어떤 사람은 나중에 후회할까 봐 선택을 하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나중은 지금과는 달라서 진짜 후회를 할지 감사를 할지는 지금 알 수가 없지요. 후회를 하더라도 선택하고 후회하는 것이, 안하고 고민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고민은 피로만 일으키지 않습니다. 잠도 잘 못 자게 하고, 머리와 뒷목도 아프게 하며, 무엇보다도 자신도 모르게 많이 먹게 만들어 비만의 원인이 되지요. 이렇게 교묘하게 내몸을 갉아 먹는 것이 바로 고민입니다. 

고민하지 않는 법은 의외로 쉽습니다. 선택이 있으면 바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를 즐기라는 것이지요. 물론, 잘 못된 선택일 수도 있지만, 안 하고 고민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잘 못된 선택을 했다고 후회하는 것도 고민입니다. 그 고민을 하는 동안 앞에 놓여 있는 새 선택을 바로 하세요. 잘 못되더라도 해 보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으면, 그것도 고민하지 말고 즐겨 보세요.  

선택이 있으면 오늘 바로 하고 즐기세요. 내일 할 선택은 내일도 오늘 같이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