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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스페이스 풀] 권동현개인전
전보연 기자  |  jby@woma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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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15  18: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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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만들어 놓고 보았는데, 마음 한구석에 불편함이 있었다. 내 마음과 유사하긴 한데, 거기에 모순되는 마음. 북아현동에서 내려다보이는 현대 도시의 야경을 즐기는 마음
. (…) 불편한 지점은, 이 취향이 결국은 폭력을 수반해 온 근대화 도시의 결과물들을 옹호하게 되어버린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내 감각을, 내 취향을 의심한다."  

아트 스페이스 풀은 2013년 풀 프로덕션 첫 번째 전시로 작가 권동현(1982년 생, 서울)의 첫 번째 개인전 《이름없는 양식》(3월 21일~5월 5일)을 선보인다. 

《이름없는 양식》전에서는 재개발과 철거를 앞둔 북아현동에 오랜 기간 거주한 작가 본인이 지역의 풍경을 기록한 신작 입체 7여 점과 사진 10여 점이 소개된다. 권동현은 도시 재개발 문제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이야기를 웅변한다기보다는, ‘보기(seeing)’를 둘러싼 윤리적인 시선을 제안하고, 사물의 형태를 다시 포착한다. 이러한 작업은 사물을 교환 가치로 판단하는 시선에 내재한 폭력성을 반성하고, 이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작가는 재개발을 이유로 사라지게 될이름없는 양식들을 하나의 양식으로 독립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에서 작가는 특정 상황에 개입하는 행동주의적인 방식을 취하기도 하고, 때로는 근대주의적 시선을 향한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면서 자조적인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현재 북아현동의 주택 벽 곳곳에서는 락카로 칠해진철거낙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낙인을 지우는 대신, 그것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위장 무늬(작품 이미지 참고)’를 입히는 방식을 택한다. 또한 작가는 북아현동 골목 어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콘크리트 계단을 모각하여, 긴 세월에 동안 불규칙한 형태로 덧입혀진 계단을 재발견하고, 이를 통해 근대화의 폭력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또한 작가는 이러한 한국식 개발주의 논리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와 모순되는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면서, 자신의 이중적인 욕망을 고백한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자, 아트스페이스 풀 전시공간 내에 현장 설치한 신작 <이름 없는 양식>은 두 가지 양식을 혼성시킨 작업이다. 하나는 곧 철거될 계단을 모각한 <모각-이미 있는 조각 작품을 보고 그대로 본떠 새김> 시리즈이고, 또 하나는 그것에 모순되는 기념비인데, 작가는 이율배반적인 두 양식을 하나의 작품에 혼성시킴으로써 긴장을 만들어낸다. 전자의 양식이 근대화의 폭력에 대항해온 주체의 기록이라면, 후자는 자신 또한 그 폭력에 공모해왔고, 체제를 선망했다는 자기 고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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