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는 한식세계화의 ‘재탕’이 아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한식’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식품산업 전반에 걸친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K-푸드는 ‘반짝’하기보다 열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마케팅지원도 필수다.

우먼데일리는 k-뷰티·k-패션에 이어 'k-푸드' 시리즈를 기획했다. k-푸드의 발전을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업계 관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K푸드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도 함께 살펴 보기로 하자.

1. 한식과 K푸드의 차이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K푸드의 ‘셀링 포인트’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한식과 K푸드에 굳이 차이를 두지는 않습니다만, 반드시 구분을 지어야 한다면 K푸드는 단순한 한식이 아니라 ‘한국 식문화’ 전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K푸드의 셀링포인트는 다양합니다. 점점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말씀하셨듯이 패션, 뷰티, 음악, 영화, 드라마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소구도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식문화는 가장 늦게 전파되지만 한번 전파되면 그 지속성이 매우 오래갑니다. 우리 일상에 들어와있는 커피, 피자, 파스타, 짜장면, 스시 등을 비추어 생각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국산 화장품의 경우 세계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 개발로 틈새 시장 개척 가능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수출액이 6년 사이 6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K푸드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사실 ‘한국에서 내세울 만한 음식이 비빔밥, 불고기밖에 없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옵니다. 이런 지적이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소비자 층을 두텁게 하려면 상품구성을 다각화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고 어떤 대안이 마련 중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비빔밥과 불고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훌륭한 한식입니다. 김치도 마찬가지고요. K푸드를 단순히 메뉴 한 가지로 이야기하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음식은 메뉴 외에도 먹는 방식, 담는 모양, 서비스 등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CJ푸드빌은 글로벌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를 필두로 뚜레쥬르, 빕스, 투썸커피 등이 해외 10개국에서 약 290여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비비고는 각 국가별 다른 형태의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미국은 쇼핑몰 안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퀵서비스 레스토랑’ 형태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중국은 넓은 매장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캐쥬얼 다이닝’ 형태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또한 CJ제일제당이 ‘비비고’라는 같은 브랜드로 냉동만두, 즉석밥, 김, 소스류, 장류 등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에서의 경험을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해 우리 한식을 세계인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3. 중국과 중동이 거대한 식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들에 적합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에겐 ‘믿고 먹는 한국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면 이제는 소비자 특성에 맞춤 제품개발을 통해 수출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중동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도 단순히 ‘코셔·할랄인증’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시장개척을 위해 어떤 전략이 준비되고 있습니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중국에서는 한국 식문화를 조금 고급스럽게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중동시장은 아직 진출 계획이 없습니다.

 4. 양념이나 조미료 같은 가공식품은 한국산을 써야 하는데 식재료 해외 유통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해외에서 식재료 수급이 어려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해외에 진출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많은 39.5%가 식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현지 법·제도(23.7%), 현지의 높은 물가(17.1%) 순이었습니다. 진출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입니까?

지적하신 식재료 수급, 현지 법과 제도, 인건비나 점포 임대료 등 높은 물가 등이 모두 쉽지 않습니다. 한국 식문화를 세계화하는데 앞장서겠다는 사명감 없이는 헤쳐나가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CJ푸드빌은 지속적으로 노력해왔고, 그간 쌓은 노하우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CJ푸드빌의 목표는 글로벌 외식 문화기업 1위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2020년 글로벌 Top 10 기업 진출을 목표에 두고 있습니다. 세계 외식 식품 시장(5.3조달러)은 세계 자동차 시장(1.7조달러)의 3배, IT 시장(2.9조달러)의 1.8배에 달할 만큼 거대한 시장입니다. 특히 국내 외식과 식품 산업은 한류 열풍으로 기회요인이 크지만 현실은 이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글로벌 외식전문기업을 규모 순으로 보면 맥도널드(매출 약 30조원)가 1위 이고, 이어 스타벅스(약 17조원), 얌(약 14조원) 순으로 이들 기업이 우리나라 전체 외식 시장 규모를 육박합니다.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란 한식을 전 세계인이 현지에서 누구나 일상 속에서 한식을 즐기게 하는 것입니다. 한인 교포 지역에 한식당을 열거나 국내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전통한식을 소개하는 정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명확한 의미의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는 외국인들이 한식을 레스토랑에서 즐기고, 외식과 더불어 가정에서도 쉽고 편리하게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소스, 양념장, 만두 등 가정식을 기반으로 함께 추진해야 합니다.

 5. 해외로 진출하는 외식기업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10년 51개에 불과했던 진출 기업 숫자가 2015년 기준으로 4656개가 됐습니다. 5년 사이 90배 증가했는데요.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에 주력할 예정이십니까?

해외는 넓은 시장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이 진출해 함께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이룬다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6. 정부는 현재 ‘민관합동 글로벌 외식기업 협의체’를 통해 해외 진출 외식기업을 지원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지원제도에서 아쉬운 점이 있거나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지요?

 협의체를 통해 향후 과제를 도출하는 것에 대해 유익하다 판단하며, 정부도 한식세계화에 대해 관심과 정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식업체로서는 해외 진출시 인력 이슈가 있는바, 한식을 잘 아는 국내인들이 해외 매장에 보다 원활히 근무할 수 여건이 조성되길 희망합니다. (비자 문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