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슬기(22)씨는 요즘 잠들기 전 스타킹을 꼭 챙겨 신는다. 잠자리에 왠 스타킹이냐며 꾸중하시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뒤로하고, 이처럼 그녀가 취침 전 스타킹 신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바로 얼마 전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 때문… 평소 다른 부위에 비해 유독 튼실한 하체가 고민이었던 김 씨는 스타킹을 신고 자면 수면 중 스타킹이 다리를 꽉 조여줘 다리가 얇아진다는 친구의 말에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음날부터 바로 스타킹을 신고 잠들기 시작한 그녀는 심리적 요인 때문인지 예전보다 자신의 다리가 가늘어진 것 같아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김씨처럼 많은 수의 여성들이 하체비만으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레깅스 • 스키니진 등 다리라인을 강조하는 패션들이 요즘 패션 트렌드로 각광받으면서, 하체비만 관리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여타 신체부위에 비해 하체부위는 유독 살을 빼기 힘든 부위인 게 사실이다. 따라서 항간에는 하체부위 살을 쉽게 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별별 속설들이 다수 떠돌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속설 중 하나가 바로 ‘스타킹을 신고 자면 다리가 얇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속설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타킹을 신으면 스타킹의 촘촘한 단사가 다리 살을 탄력 있게 조여줘 겉으로 보기에는 매끄럽고 탄탄한 각선미를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단지 착용할 때만 그뿐, 실질적으로 다리 살이 빠지는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피부성형외과 C원장은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압박 스타킹의 경우는 혈액 및 림프의 순환을 돕는 구조로 설계 되어 있어 어느 정도의 하지 부종을 감소시켜줄 수는 있지만, 일반스타킹의 경우 부종제거는 물론이고 하체비만을 해소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덧붙여 “특히 꽉 끼는 일반스타킹을 장시간 신게 될 경우 오히려 스타킹의 압박이 하체의 혈액순환 및 혈류속도를 감소시켜 하지 부종을 증가시킬 수 있음은 물론, 결과적으로 지방의 축적을 도울 수 있으므로 착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다리에 압력을 가한다는 점에서 의료용 압박 스타킹과 고탄력 일반 스타킹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다리전체에 동일한 압박을 가하는 일반 스타킹과는 달리 발목부위에서 대퇴부 주변에 이르기까지의 압박강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이 둘은 차이가 있다. 이러한 의료용 압박스타킹의 특징은 혈액 및 림프의 순환을 촉진시켜 부종을 감소시킴은 물론이고, 하지정맥류나 심부정맥혈전증과 같은 혈관질환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커 주로 치료용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의료용 압박스타킹 역시 다리부종제거에만 효과가 있을 뿐이지 직접적으로 하체 살을 빼주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붓기가 아닌 지방축적으로 인한 하체비만을 겪고 있다면 압박 스타킹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을 통해 하체비만을 해소시켜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