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급 학교에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생소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화장실 사용에 관한 것인데요. 화장실 변기에는 양변기 즉 걸터 앉는 변기가 있고, 화변기 즉 쪼그려 앉는 변기가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학교에서 아직도 화변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양변기만 사용하고 양변기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화변기를 사용하려고 하면 쪼그려 앉아야 하는데, 이 자세에 익숙지 않아 그럴 때마다 뒤로 넘어간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상당수의 학생들이 화변기를 양변기로 대체하거나, 아니면 화장실 앉는 앞 쪽으로 손잡이를 달아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 요구를 들어주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아직도 예산 문제로 또는 방향에 대한 논란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특히, 여행 중에 발생을 하지요. 양변기가 배치되어 있지 않는 시골이나 도서 지역 등을 갈 때 아이들이 화장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참아야만 하는 문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합니다.

이것이 더 진행 되다 보면 가장 큰 문제는 여행의 제약을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국내는 그래도 조금만 찾으면 양변기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곳이 다른 나라에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문제의 근본원인은 아이들을 공부에만 집중하게 하고 나머지 삶에는 불편함이 없게 만들려고 하는 부모의 열망에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운동과 몸쓰기의 부족으로 적절한 근력과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물론 현재 아이들에 맞춰 손잡이를 만들거나 양변기를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겠습니다만, 더 좋은 방법은 아이들을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게 강하게 키우는 것입니다.

 저는 난초와 잡초의 비유를 자주 드는데요. 난초는 예쁘지만 온실이라는 특별한 환경을 벗어나면 바로 시들고 맙니다. 반면에 잡초는 생긴 것은 어떨지 몰라도 어떠한 환경에서도 꿋꿋한 생명력을 이어나가지요. 우리 아이를 잡초로 키울수록 더 행복하고 건강하고, 그리고 삶의 제약이 없어집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약하고 유연하지 않는 몸에, 맞는 손잡이를 요구하기 보다는 설사 뒤로 자빠지더라도 자꾸 연습해서 좌변기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더 나아가서 재래식 변기, 또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생리적 배설을 수행할 수 있는 그런 몸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내 아이는 난초인가요. 아니면 잡초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