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 학력평가가 6월 5일에 실시된다. 6월 학평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해야 2014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자. 

1. 6월 학력평가(이하 학평)의 중요성 

1) 재학생, 재수생 모두 응시하는 ‘모의 수능’, 실력에 대한 객관적 지표

6월 학평은 실제 수능과 유사한 표본을 제공하여 자신의 위치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수험생들은 다양한 모의고사를 치룰 기회를 갖지만, 교육과정평가원에서 공식적으로 실시하는 6월, 9월 학평을 제외한 다른 시험들은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닌다. 현 고3 재학생들은 3월과 4월에 실시되는 교육청 모의고사를 경험하였을 것이고, 졸업생들은 사설 학력평가 기관의 모의고사에 응시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청 모의고사의 경우 졸업생이 빠진 시험이라는 면에서, 사설 모의고사의 경우 재학생의 참여가 극히 제한되고 응시인원도 수험생 전체의 1/5 이하인 10만 명 이하가 표본이 된다는 면에서 모두 한계가 있다. 반면 6월 모의수능은 거의 수능 응시 인원에 근접하는 학생이 참여하고, 재학생, 졸업생 모두가 응시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실력에 대한 가장 정확한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있다. 

재학생들은 고등학교 1, 2 학년 때 여러 차례의 모의고사를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1, 2 학년 때의 시험들은 수능보다 쉬운 경향이 있고, 당연히 재수생의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시험이므로 그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2학년 때 98%의 백분위를 얻은 과목은 96% 정도로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슬아슬하게 96% 1등급을 받은 학생은 2등급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1, 2 학년 때의 시험이나 여타 모의고사들이 수능과는 다른 성적을 보여주게 되므로 6월 모의고사는 학생의 실력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지표가 된다.

 2) 수능 경향 예측의 지표

2014 수능은 A, B형 선택제가 적용되는 첫 시험이다. 그래서 올해의 6월 학평은 더욱 중요한데, 새로운 수능이 어떤 경향을 보이는지, A형과 B형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첫 시험이 될 것이다. 수학 A, B의 경우 전년도의 수리 나 및 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듣기가 없어지고 문법 문항이 크게 증가한 국어나 듣기의 비중이 대폭 높아지고 읽기 문항의 수가 10개나 줄어든 영어의 경우 이번 시험이 앞으로의 수능 준비에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클 것이다. 

2. 6월 학력평가 결과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 

1) 패닉에 빠지지 말고 분석하라

6월 학평 이후 학생들은 패닉에 빠진다. 많은 학생들은 공부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리며, 또 다른 학생들은 외부 상황을 비난한다. 예를 들어 학원 선택의 잘못, 자신이 속한 고등학교의 무능, 당일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 등등이 자신이 시험을 잘 치지 못한 이유로 둔갑한다. 이런 냉정하지 못한 판단은 잘못된 해결책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다른 학원의 다른 강사의 수업을 찾는 것이 해결책의 전부라 생각한다면 그 학생은 수능에서 성공할까? 수능 날 컨디션이 6월 학평일에 비해 더 좋을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패닉에 빠지지 말고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 분석이란 쪼개서, 혹은 나누어서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영어 영역이라면 듣기와 읽기로 쪼갤 수 있고, 읽기는 어법, 빈 칸 추론, 주제와 제목, 글의 흐름, 장문독해 등의 유형으로 또 쪼갤 수 있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것은 “나 망했어.”가 아니라 “나는 듣기는 다 맞았는데, 독해에서는 많이 틀렸고, 그 중 대부분이 빈 칸 추론과 글의 흐름 문제였다.”라든지 “수학1은 좋았지만 수2와 기하와 벡터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등의 쪼개서 판단하는 냉정한 분석이다. 결과를 정확히 분석하면 앞으로의 학습 방향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2) 취약 부분 학습량을 늘려야 하지만 ‘편식’은 피하자

앞에서 얘기한대로 자신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나면 학습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 영역별로 취약한 유형이나 취약한 단원에 충분한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특정 영역에만 치중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은 6월 학평에서 국어 B 98%, 수학 A 89%, 영어 B 98%, 사탐 두 과목 평균 87%의 성적을 얻게 될 것이다. 이 학생은 6월 이후 거의 모든 학습량을 수학과 사회탐구에 투입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학생은 정작 수능에서는 국어와 영어에서 6월보다 훨씬 나쁜 성적을 받을 수도 있다. 수학과 탐구 비중을 늘려야 하지만 국어와 영어의 일정한 학습량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신이 약한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다른 영역의 학습량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것이 그 전제일 것이다. 또, 약한 과목이 수학이라면, 시간 투입을 늘리는 것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음을 꼭 명심해야 한다. 

3. 6월 성적 활용하기 

1) A와 B, 무엇을 택해야 하는가

최상위 대학을 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영어는 B를 택해야 하고 자연계열 지망 학생은 수학 B를 택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서울 소재 대학 진학이 어려워 보이는 경우 A형 전환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6월 모의고사 성적이 그 지표가 된다고 생각하자.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수학 B 5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수학 A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기 바란다. 4개 영역 등급 평균이 4등급 이하인 학생들은 영어 A 전환을 고려하기 바란다.

 정시에서 서울 소재의 대학에 합격하고자 한다면 인문 계열은 4개 영역 평균 등급이 2점대 후반 안쪽이어야 하며, 자연계열도 3등급대 초반은 되어야 한다. 이에 근거하여 수학 및 영어에서 A를 택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기 바란다. 서울을 제외한 많은 수도권 소재 대학에서 영어 A와 (자연계의) 수학 A가 인정된다. B형 가산점을 고려하더라도 A형에 더욱 높은 경쟁력이 있을 수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기존 단일 시험의 7~9등급 대 학생들이 주로 A릍 택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A형 전환은 ‘탁월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2) 영역별 학습 방향 설정의 지표

반복하는 것 같지만 중요하므로 반복한다. 먼저 결과를 분석하라. 각 영역을 유형별, 혹은 단원별로 나누어 평가하라. 그리고 약한 부분을 찾아내어 그 부분 위주의 학습 계획을 세우라. 예를 들어 국어 영역에서 비문학보다 문학이 취약했다면, 특히 고전 시가 쪽에서 취약했다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문법 5문제 반 이상을 틀렸다면 문법 학습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수학 A 선택 학생이 수1 부분에서는 성적이 좋았으나 수2 부분에서, 특히 수2의 특정 단원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그 부분을 해결할 계획을 세우라. 하지만 그렇다고 딱 그 부분만 학습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수능에서도 비문학이나 수1 부분을 반드시 잘 볼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비중은 줄이되 완전히 접지는 않아야 한다. 

3) 수시 대비 방향의 지표

모의고사와 수시 전형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수시 전형 중에는 최저 학력 기준이 있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일반전형(논술형)의 경우 우선선발 제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우선선발에서는 수능 자격 조건이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특정 대학 특정 모집 단위의 경우 우선선발 기준만 충족하면 논술 및 내신 성적과 무관하게 합격할 수도 있다.

 6월 학평보다 수능에서 엄청나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예를 들어 2, 2, 2, 2인 학생이 1, 1, 1, 1이 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현재의 등급 조합이 수능과 같거나 유사(4과목 등급 합 ± 1)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수시 대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내신 평균 등급 4.4인 학생이 6월 학평에서 2, 3, 2, 3의 등급 조합을 얻었는데, 국어 수학 영어 등급 합 4를 우선선발 기준으로 하는 대학의 수시 대비를 위해 논술 강좌를 듣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 학생은 우선선발기준을 획득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일반선발 수능 최저자격조건인 두 개 영역 2등급을 얻을 가능성은 있지만, 일반선발에서는 평균 4.4라는 내신과 엄청난 경쟁률(대개 50:1 이상) 때문에 합격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결국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 된다.

 정리하면, 2학년 2학기까지의 내신 성적과 기타 비교과에 근거하여 수시 계획을 짜야하는데, 6월 학평 성적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수학, 과학 특기형 전형이나 논술전형의 경우 구술면접, 혹은 논술 대비 학습을 따로 계획해야 하므로 6월 학평을 통해 정확한 목표치를 설정하여, 수능 외의 불필요한 학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맺는 말 

중용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경우가 많이 있다. 6월 학평에 대한 반응, 혹은 평가도 그러하다. 6월 학평의 결과는 자신을 돌아보는 지표일 뿐이지 수능 성적표는 아니다. 후자는 학생의 1년, 혹은 평생에 영향을 미치지만, 전자는 꼭 그렇지는 않다. 그러므로 6월 학평 결과를 과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학생의 마음을 갉아먹는 독이다. 6월 학평의 결과는 무의미한 것도 아니다. 6월 학평은 수험생의 현 상황을 나타내는 객관적 지표이다. 이 지표로부터 너무 벗어난 수능 결과를 예상하지 말라. 그렇게 할 경우 수험생의 향후 계획은 무리수의 연속일 수 있다. 이 경우 중용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것에 근거해 전진하는 것이다. 그냥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걸을 길을 정확히 설계하고 전진하는 것이다. 

하루 이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맬 수는 있다. 하루 이틀 싱글거리며 다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기간이 길어지고, 지속적으로 방황하거나 안주한다면 수학능력 시험 결과는 수험생들에게 더욱 큰 충격과 슬픔을 가져다 줄 것이다.

도움말: 타임교육 대입연구소장 최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