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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음 프로젝트스페이스] <새 하늬 마 높> 드로잉 기획전
오주영 기자  |  ojy-woman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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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30  20: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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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명 작가는 따로 의도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전시는 지난 1백여년 동안 학교 미술수업과정, 무엇보다 대학입학시험을 통해 강압되어 왔던 ‘데상’(드로잉)에 대한 질문이 절로 포함되지 않을 수 없다.

 
대체 드로잉이란 무엇일까. 무엇이어야 할까. 동서남북을 뜻하는 순 우리말 <새 하늬 마 높> 전시는 통념적 ‘데상’으로부터 자기 해방과정이자 살아있는 결과물이다. 상상과 표현을 제도화해온 시대를 향해 29점의 드로잉은 묻고 있다. 그러므로 이 전시는 미술가 지망생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사유 기회가 될 것이다.
 
오래도록 우리 문화사회는 드로잉을 솜씨가 부족한 양, 표현이 미숙한 양, 깊이가 덜한 양, 하물며 ‘학생 그림’ 따위로 취급하기도 했다. 이제 통념을 버릴 때가 되었다. 드로잉은 ‘데상’을 넘어 명백한 장르다. 평창동에 위치한 미음 프로젝트 스페이스는 전시 <새 하늬 마 높>을 통해 말한다.
작가 넷이 서로 다른 곳에서 일하다가 한 자리로 모여들었다. 그들이 거처하고 일하는 곳이 새 하늬 마 높이다.
 
이미정 작가는 새쪽에서 왔다. 그는 새 사람이다. 그는 기성의 것들을 걷어내면서 경쾌하게 말한다. 나는 나일 뿐이라고. 그 ‘나’를 통해 보는 이는 ‘나’를 찾아가는 노정에 동행하게 된다.
 
하늬쪽에 있는 옛 공장터에서 작업하는 이는 고등어 작가다. 그의 드로잉은 순정의 분노를 품은 사회적 알레고리들로 세상과 자신을 탐구한다. 어떤 작품은 눈으로 보고, 어떤 작업은 눈에 묻히게 된다. 고등어의 드로잉은 그림을 떠나도 보는 이의 눈에 묻어난다.  
 
허윤희는 마에서 왔다. 그가 남쪽 끝에 사는 까닭이다. 마는 남쪽을 이르는 우리말이다. 그의 목탄 드로잉은 거칠고 빠르게 나아가면서 서사를 이끌어낸다.
 
높에서 온 작가가 있다. 그는 ㅁ을 기준으로 한참 북쪽에 거처한다. 부드러운 곡선 안에 쓰라린 열정을 잉태하는 표영실은 눈물 한 방울, 피 한 방울에서 우주를 본다. 무엇이든지 그의 손끝이 닿으면 부드러워진다.
 
‘새 하늬 마 높’은 드로잉이 훌륭한 독립 장르라는 걸 유감없이 입증하고 있다. 네 작가의 드로잉은 담백하다. 어떤 허위나 가식을 찾아볼 수 없다. 채색 없는 선들은 작가의 손길과 고민을 숨김없이 액면의 숨결로 드러낸다. 그래서 더 싱싱하다. 채색이 없다고 해서 상상의 색채가 없는 건 결코 아니다. 상상력은 모든 색을 품고 있고, 또 뿜어낸다.
 
드로잉이 뿜어내는 상상의 색채를 느낄 수 있는 전시 <새 하늬 마 높>은 미음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5월 26일부터 7월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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