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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까치는 안다
윤성환 기자  |  ysh@woma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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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05  1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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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땅출판사가 ‘까치는 안다’를 펴냈다.

 
까치는 안다는 성숙한 시선으로 그리움과 이별의 정한을 그려 낸 시집이다. 중후하고 깊이 있는 감성과 재치 있는 표현이 어우러져 균형이 잘 이뤄져 있다.
 
부제목인 ‘임이여 떠나지 마오’에서 알 수 있듯이 시집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소재는 바로 ‘이별’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이 이별이다. 연인뿐만 아니라 친구, 어린 시절, 고향 등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헤어짐을 경험한다.
 
그중 가장 비통한 이별을 꼽자면 단연 부모와의 사별일 것이다.
 
어머니
어디 계십니까
배가 고픕니다 / 황량(荒涼)한 벌판에 모래바람이 붑니다
 
(중략)
 
귀뚜라미 한 마리가 / 내가 먹는 밥그릇에 오줌을 누고 갔습니다
어머니 / 보글보글 끓는 된장국에
밥 한 그릇 담아 주십시오 / 배가 고픕니다
 
- ‘절규(絶叫)’ 중에서
 
부모와의 사별은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누구나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상실은 아니다. 슬픔과 그리움과 회한은 일생 내내 따라다니며 그것은 그 자신이 손주들을 본 노년에도 예외는 아니다. ‘절규(絶叫)’는 전혀 현학적이거나 수사적이지 않다. 아무런 기교나 꾸밈이 없이 그저 말하고 싶은 그대로 아이들처럼 제 느낌 그대로 토로한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배가 고프다’는 기본적 욕구로 치환함으로써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을 피부에 확 와닿도록 표현한다.
 
이 밖에도 시집에서는 다양한 이별 상황과 그에 맞는 어조로 노래한 이별 시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야 같이 놀자’에서는 화자가 친구에게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천진난만한 말투로 옛날 추억들을 늘어놓는다. “우리 양지쪽 언덕 밑에 / 웅크리고 놀았지! / 노란 민들레꽃 만지며 / 여자 친구 울리는 장난꾸러기.” 그런데 어쩐지 친구는 자꾸만 가려고 한다. 철부지 아이처럼 소맷부리를 붙들고 조금만 더 같이 있자고 졸라대지만 끝내 친구는 등을 돌린다. 마지막 연에서 “친구야 정말 사랑한다 / 험한 길 조심하고 / 무서우면 돌아가고”라며 배웅하는 말은 일상적인 인사를 가장하고 있지만, 영원한 이별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서러움을 배가시킨다.
 
그리움을 노래하는 애잔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는 와중에도 이따금 천진하고 재치 있는 말로 분위기를 환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개구리가 올챙이 적 달고 있던 꼬리를 찾으러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엄마 개구리에 혼나 개골개골 노래 부른다는 표현은(‘이쁜 개구리’) 아이처럼 해맑고 색다른 시야를 보여 준다.
 
까치는 안다에는 깊이 있는 정한과 번득이는 재치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 있다. ‘봄비가 오는 사연’에서 “내리는 봄비는 꽃잎을 깨끗이 씻어 주니 / 날 좋은 날 벌 나비 여보를 만나러 갈 거다”라고 노래한, 봄기운 완연한 날, 이 한 권의 시집이 사랑에 목마르고 온정에 허기져 있는 많은 이의 가슴에 반가운 봄비가 돼 촉촉이 적셔 줄 것이다.
 
까치는 안다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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