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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 잉고 바움가르텐 개인전 <오후 4시>
오주영 기자  |  ojy-woman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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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2.19  19: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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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에게 오후 4시는 어떤 시간인가.

오후 2시는 졸린 시간이고, 3시는 일하는 시간이고, 5시는 퇴근을 환기하는 시간이다.
오후 4시는 어떤 조짐이다. 무엇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무엇이 일어난 뒤도 아니다.
 
공간을 주제로 하고 있는 작가 잉고 바움가르텐의 회화에서 우리에게 익숙하고도 낯선 건축물들은 오후 4시에 머물러 있다. 그의 그림에서 사물화된 건축물들은 오후 4시에 서 있다. 단정히도 고독하게. 그건 결코 쓸쓸함이 아니다. 바움가르텐의 시각을 빌리자면 오늘 인간은 어디에 살고 있든 오후 4시의 공간 속을 표류하고 있다.
 
평창동 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에서 열리는 <오후 4시> 잉고 바움가르텐 개인전에서 작가가 형상화하고 있는 공간에는 사물만이 존재한다. 그 사물 대부분은 건축물이다. 건물 전체가 나오는가 하면 건축 부분이 그림에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들에서 명암이나 선묘는 철저히 전통 회화 기법인 듯 하지만 도리어 어쩌면 거기서 멀어지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바움가르텐의 작품들은 익숙한 건축물들이 공연히 분리된 채 모종의 공간(도시)을 표류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문화주택에서 변천해온 새마을주택 단독주택 건축 시기의 집과 고층건물의 부분, 또는 아파트들이 무심히 고독하다.
 
작가가 내내 집요하게 천착하고 있는 것은 집의 사물성이다. 어디에도 삶이나 생활은 없다. 자연스러운 자연도 사실상 배격된다. 어떤 고발을 하고자 하는 의도 같은 것도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작가는 사물로서 집 자체를 기록한다. 숫제 이것이 궁극적으로 그의 목적인 듯 보일 지경이다.
 
산업사회 이후 인간 주거지의 사물성을 통찰하는 시각을 통해 작가는 자본사회에서 삶의 사물성을 그 동안 치열하게 기록해 왔다. 그의 작품들은 반듯하게 건조하고 정직하게 황량하다. 작가는 작품에서 좀처럼 감정을 노출하지 않는다. 풍요도 사치도 허영도 슬픔 같은 건 은닉되어 있거나 작용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바움가르텐의 작업은 빈틈없는 사물 회화를 통해 사물로 대상화하고 전락하고 만 인간 주거지에 대한 강렬한 보고서다.
 
전시는 12월 22일부터 2023년 2월 18일까지 평창동에 위치한 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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