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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 김상돈 개인전
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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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4.12  18: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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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도 봄은 허투루 온 적이 없다. 유행병을 뚫고 오는 봄은 더욱 그렇다. 김상돈 개인전 <Chaosmos카오스모스>가 평창동 봄 언덕에서 부르고 있다. 작가가 만들어내고 있는 봄은 ‘황홀경’이다.

 
우리는 거대한 ‘황홀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물질사회가 뿜어내고 생성시켜내고 있는 ‘황홀경’ 즉 ‘시장의 황홀경’이다. 김상돈은 그 시장의 숲을 헤치고 우리를 ‘원형적 황홀경’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 ‘황홀경’의 이름이 <Chaosmos카오스모스>, 4월 15일부터 프로젝트 스페이스 미음에서 공개되는 김상돈 개인전이다.
 
설치작가 김상돈(1973년생)은 개발되기 전 천호동에서 태어났다. 북에서 피난 내려온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신화적이고 원형적인 상상력의 종자를 품었고 급변하는 도시환경에서 성장한 그는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국립예술대학교 순수미술과에서 유학했다. 귀국 후 도시의 사회-경제적 내용들을 다룬 작업들로 대안공간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미술의 형식적 구분을 넘어 총체적인 그 만의 작업 방식을 만들어왔다. <Chaosmos카오스모스>전시는 최근 미디어시티서울(2018)과 광주비엔날레(2021) 등 국내외 비엔날레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김상돈작가의 첫 갤러리 개인전이다.  
 
전시 제목은 ‘Chaos혼돈’과 ‘Cosmos질서’가 결합된 <Chaosmos카오스모스>다. 코스모스는 이성적 합리성을 내재하고 카오스는 온갖 것이 끓어 넘치는 용암과도 같은 혼돈 상태를 표상한다. 혼돈과 질서가 만나 생긴 새로운 세계 카오스모스가 김상돈의 작품세계이다.
하나의 세계가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기 위해서 혼돈은 불가피하다. 작가 김상돈은 바로 그 사이에 존재한다.
 
그의 사진작품 ‘입 성운星雲 Snout Nebula’은 사탕, 단추, 풍선, 소라껍질 따위 일상에서 온 오브제들을 매단 막대기가 도마에 꽂힌 채 서 있다. 여기서 입이란 말하는 입이다. 사물들은 사물들끼리 대화를 나누면서 사탕은 풍선에 가까워지고 단추는 소라껍질과 멀어진다. 이를 통해 오브제들은 본래 성질을 잃어버리거나 바뀌면서 어디론가 떠돌게 된다. 이 세속의 별들은 아수라이자 천당의 혼융이다. 혼돈과 융합이 한데 끓어오르면서 모종의 황홀경으로 사태를 이끈다.
 
김상돈의 신작 ‘코스믹 댄스 Cosmic Dance’ 중 ‘버나’를 돌리고 있는 형상은 구슬을 돌리며 끝없이 춤춘다. 김상돈 작업에서 창조에 이르는 ‘작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단일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가락과 춤은 질료의 성질 변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위이자 그 자체다. 다른 세계로 이동해가는 전이는 이렇게 형성된다.  
 
작가가 하나하나 깎고 파내고 조립한 남도 꽃상여가 쇼핑공간에서 사용하는 카트 위에 올라가 있는 조형 작품 ‘Cart카트’에는 김상돈의 사고와 작업이 가장 집약적으로 잘 나타난다. 작년 광주비엔날레에 선보여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던 작업을 새롭게 재구성하였다. 전통 상징과 시장 상징이 통렬하게 한 작업 안에서 부딪히며 오방색을 칠한 채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물질사회는 ‘황홀경’의 홍수 사회이지만 동시에 원형으로써 ‘황홀경’을 상실한 사회다. 광고, 성, 미디어, 쇼핑공간, 패션, 정보 등 자본 사회가 뿜어내는 ‘황홀경’은 빈틈없이 꽉 찬 욕망이자 동시에 꽉 찬 공허다. 대중은 이 ‘황홀경’ 속에서 도리어 고독과 마주선다. 김상돈의 ‘황홀경’은 포화상태에 도달한 ‘시장의 황홀경’과는 정반대 ‘황홀경’이다. 김상돈이 획득하고 있는 이 ‘현실주의적 황홀경’은 한국 미술의 신비로운 성취다. 이번 전시는 김상돈이 고유하게 생성시켜내고 있는 ‘황홀경’의 좌표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유쾌한 기회다.
 
전시는 4월 15일부터 5월 28일까지 평창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미음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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