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작가 이지연은 나노 패턴 복제기술1과 LED 라이팅 제어 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설치 작업 〈얼룩 무지개 숲〉을 

선보인다.

지하 프로젝트룸에는 나노 패턴 복제기술로 제작된 4000여 장의 필름을 수직 구조로 설치한다. 작가는 엄격하고 정밀한 

과정을 거쳐 구현되는 나노 패턴 복제기술이 미술 기법 중 판화의 제작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반도체 제작기술을 통해 제작된 ‘나노 웨이퍼 원판’에서 제각기 다른 패턴의 구조색2 필름들을 복제하였다. 

나노 단위의 미세한 구조를 지닌 이 필름들은 외부의 빛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오색찬란한 빛의 현상을 극적으로 

가시화한다. 빛을 통해 색을 인지하는 과정은 지극히 주관적인 뇌의 경험이지만, 빛이 인간에게 주는 긍정적인 의미들과 

심리적인 영향은 보편적인 것이기에 그 보편성에 초점을 맞추어 제작한 작품들이다.

1층 윈도우갤러리에서는 진화 초기 단계의 원시 생명체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회전하는 빛 조각을 선보인다. 

컬러 3D프린팅으로 제작된 조각은 구조색 필름들로 덮여 시시각각 변화하는 표면을 드러낸다. 비물질, 변화와 가벼움을 

조각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첫 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의 감각 한계를 넘어 존재하는 자연현상이 최첨단 기술을 통해 인간의 인지 영역으로 넘어오는 것에 주목한다. 

빛이 주는 긍정적인 의미를 새롭게 경험하게 될 이번 전시는 무질서와 질서,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넘나들며 근원적인 생명의 구조로부터 아름다움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