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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법률가의 글쓰기
윤성환 기자  |  ysh@woma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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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17  19: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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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박영사는 실무 변호사가 알려주는 좋은 글쓰기 지침서 ‘법률가의 글쓰기’(김범진 지음)를 출간했다. 이 책은 글쓰기의 기본 개념을 배우고 법 이론이나 법률 문장과 같은 풍부한 사례를 통해 바른 글쓰기 기법을 연습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법률 문장은 무조건 길고, 난해하다?
 
일반인은 판결문을 접할 때면 어려운 법률 문장의 미로에 자주 갇힌다. 일반인뿐만 아니다. 많은 법조인이 글쓰기 앞에서는 주춤한다. 여기, 법률 문장에 대한 그러한 편견에 도전하는 책이 있다. 법률 문장도 얼마든지 간결하고, 명료할 수 있다고, 저자 김범진 변호사는 주장한다. 그러면서 실제로 어려운 판결문, 법률 문장을 마치 기자들이나 문필가의 글처럼 쉽고 간결하게 바꾼다. 로스쿨 학생들, 예비 법조인들을 위한 글쓰기 교재로 의도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한참 더 나아간다.
 
첫 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방대한 참고 문헌이다. 저자는 고종석, 유시민, 윤태영 등 글쓰기 전문가들의 저서를 비롯해 다양한 논리학, 수사학 저서들을 거쳐 이오덕, 이수열, 장하늘 등 국어학자들의 저서에 이르기까지 50여권이 넘는 도서 및 각종 논문 등을 참고했다. 이러한 문헌들을 참고해 일반 글쓰기 원칙을 정리하고, 그러한 원칙을 법률 글쓰기에 적용하는 시도를 한다.
 
둘째로 눈에 띄는 것은 방대한 예시들이다. 책을 펼쳐보면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백개의 ‘수정 전, 수정 후’ 비교 사례들로 구성돼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기 전 굉장히 오랫동안 다양한 사례를 추적·분류하는 작업을 해왔다는 점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잘 짜인 목차 구성이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① 간결, 명료한 글쓰기, ② 논리적 글쓰기, ③ 설득력 있는 글쓰기, ④ 우리말다운 글쓰기다. 파트별로 글쓰기 원리 및 법 이론적 쟁점 등을 소개한 뒤(각 파트는 5개 정도의 세부 항목으로 돼 총 19개의 주제를 다룬다)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좋은 글쓰기와 그렇지 않은 글쓰기를 비교한다. 또 일반 글쓰기와 법률 문장을 비교하는 작업도 계속된다.
 
저자는 먼저 일반적인 글쓰기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간결하고 명료한 글쓰기의 원칙이 법률가의 글쓰기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하는데도 그렇지 않은 현실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이어서 문필가, 작가, 기자 등 여러 글쓰기 전문가가 설명하는 간결, 명료한 글쓰기 기법을 소개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실용적 글쓰기와 법률 문장에 적용한다.
 
또 오랫동안 로스쿨에서 글쓰기 강의를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자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비논리적 글쓰기, 설득력 없는 글쓰기 사례들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논리적 글쓰기와 설득력 있는 글쓰기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론적 차원에서 논하고, 역시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그러한 쟁점이 실무의 법률 문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우리말다운 글쓰기 파트에서는 국어학자, 문필가들 사이의 오랜 논쟁인 언어 현실주의, 순결주의(언어 순수주의) 논쟁을 소개하고, 이오덕, 이수열 선생 같은 순결주의자들이 제시하는 우리말다운 글쓰기 원칙이 법률 문장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저자는 “쉽게 말해 이 책은 글쓰기 연구서다. 일반 글쓰기 책들, 논증과 수사의 이론들을 실무 법률 글쓰기에 적용해본 시론적 연구서”라고 한다. 시중에 글쓰기 책은 많지만 이러한 책은 대다수 글쓰기 전문가가 자신의 글쓰기 노하우를 에세이식으로 소개하는 데에 그친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글쓰기 노하우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은 글재주가 없어 그런 능력이 없다”라고 밝힌다), 박사 학위 소지자답게 객관적 시각에서 여러 글쓰기 전문가들, 논리학, 수사학 교재들이 제시하는 글쓰기 원칙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일반 문장 및 실무 법률 문장에 적용하는 시도를 한다.
 
또 많은 글쓰기 책이 글쓰기 일반 원칙을 에세이 형태로 서술하는 것에 비해 이 책은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좋은 글쓰기 기법을 체득할 수 있도록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로스쿨 학생, 초보 법률가, 법률 업무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간결, 명료한 글쓰기, 논리적 글쓰기, 설득력 있는 글쓰기, 우리말다운 글쓰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러한 글을 쓸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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