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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갤러리 서울] 기획전 《Rain Reading》
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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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12  17: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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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갤러리 서울에서는 기획전 《Rain Reading》을 2021년 4월 14일(수)부터 5월 12일(수)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다가올 어떤 일을 예측하거나 감지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감각을 비를 예감하는 일에 비유하여 바라본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강동주, 김인배, 박우진, 허우중의 드로잉, 조각, 판화, 회화 30여 점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과 환경을 기민하게 느끼고, 다채롭게 받아들이며 섬세하게 읽어내는 다양한 방식들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비를 예측하는 일은 아주 먼 과거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정복의 대상으로 남아있는 물리적인 현상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정확하게 읽어낼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기도 하다. 평소보다 하늘에 구름이 많아 날이 흐리거나 호흡이 비교적 무겁게 느껴질 때, 과거의 상처가 문득 불편하거나 머리카락에 스치는 공기의 질감이 달라질 때 우리는 직감적으로 비를 예상한다. 그리고 떠오른 예감이 가리키는 메시지에 따라 각자의 방식으로 근미래의 비를 대비하고 맞이한다. 《Rain Reading》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결말 또한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지금, 신체의 내밀한 신호이자 사람이 지닌 가장 기본적인 본능인 감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들을 제안한다. 
 
강동주는 쏟아지는 비를 종이 위에 받아 생긴 동그랗고 불규칙적으로 일그러진 흔적들을 마치 정물처럼 쫓아 새로운 종이에 다시 옮겨 그렸다. 선에 대하여 다중적으로 암시하는 김인배의 조각은 마치 수 가닥으로 내리는 비의 모습을 일시정지 시킨 것처럼 3차원의 전시장 안에 2차원의 구부러진 수직선들을 끊임없이 불러오며, 박우진의 동판화는 서서히 밝아지는 빛의 표현을 통해 역설적으로 어둠을 강조한다. 작품을 그린 날의 습도를 의미하는 ‘73.5%’, ‘81%’ 같은 허우중의 작업은 매일의 기온과 습도, 날씨와 채광의 미세한 차이를 드러낸다.
 
스크린 속 해상도가 무한히 갱신되고 인터넷의 비물질적 세계 안에서 거의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요즘,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정확성의 경쟁이 아닌, 비를 몸으로 읽어내는 것과 같이 매일의 나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드는 아주 작고 인간적인 부분일지도 모른다. 종이와 연필이라는 미술의 기초적인 재료를 사용하거나, 흰색과 검은색 등 색의 근간을 이루는 컬러들을 주로 보여주고 있는 《Rain Reading》의 출품작들을 통해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종이결과 그 위로 흐르는 선의 변화, 흰색과 회색, 검은색 사이에 나타난 무수한 변주, 반투명한 종이 위로 드러난 벽의 얕고 미세한 질감 등을 가만히 바라보고 오래 마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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