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는 저녁 시간에만 하는 콘서트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오전 11시의 공연장을 깨우며 현대인의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을 반영했다. 또한 공연장 내 스크린을 이용한 다양한 자료 제공과 첼리스트 송영훈의 해설을 통해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서 중장년층 여성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11시 콘서트>는 2004년 9월 9일 첫 연주회 이후 현재까지 총 98회 공연에 7천 3백여 명의 출연자(오케스트라 단원 포함)및 18만 1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금까지 <11시 콘서트>에서 연주된 곡목 수는 총 520곡이며, 가장 많이 협연한 악기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각각 67회, 48회 협연하였다. 콘서트는 저녁에 시작된다는 관행을 과감히 깬 <11시 콘서트>는 밤늦게 끝나는 저녁 공연시간 때문에 콘서트 관람을 부담스러워 했던 주부 관객층이 보다 쉽게 공연장을 찾을 수 있게끔 했다. 뿐만 아니라, 알기 쉬운 해설과 믿을 수 있는 기획으로 관중들이 클래식음악을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여기에 저렴한 티켓가격까지 더해져 <11시 콘서트>는 2회째부터 매진을 기록했으며, 2004년에는 중앙일보사의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2006년에는 문화관광부 주관 “혁신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여전히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우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11시 콘서트>는 일명 “오전에 열리는 음악회”라는 새로운 형식을 성남, 고양, 의정부, 부천 등 수도권은 물론 대전, 대구, 울산, 김해 등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며 우리나라의 클래식 콘서트 문화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다.  

<11시 콘서트>의 성공요인은 최고의 공연장, 틈새시장을 공략한 최적의 시간대, 친절한 해설과 기획, 이 삼박자의 하모니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2만원이라는 저렴하고 합리적인 티켓가격을 유지하는 동시에 내실 있는 연주와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다른 무엇보다도 “기본”에 충실해왔다. 바로 이것이 8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계속해서 <11시 콘서트>가 사랑받는 이유다.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2012-2013> 시즌 9에서는 ‘불후의 명곡’이란 테마의 세 번째 파트가 계속된다. 관객들에게 익숙한 곡들이지만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자아내는 클래식 명곡들을 선보이는 장인 <11시 콘서트>는 이번 시즌에도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2월 13일 <불후의 명곡> 11번째 시간에는, 2012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 <11시 콘서트>인 만큼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다섯 작곡가들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라 극찬을 받는 명곡들이 준비돼 있다. 

작곡가 브람스가 자신의 곡이 아닌 걸 애석해했을 정도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12월 <11시 콘서트>의 문을 연다.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 빈 신년음악회에서도 매년 앙코르로 연주되는 곡이다. 지휘자 최승한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통해 아름다운 왈츠 선율로 그려질 예정이다. 이어 집시음악의 감성이 풍성히 묻어나 있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이 곡은 브람스가 독주 피아노 연주로 직접 녹음할 정도로 애착을 쏟은 작품이다. 탄력적인 리듬과 흥겨운 선율, 헝가리 집시의 생동감이 매력적인 곡이다. 세 번째 걸작은 ‘보들레르적인 댄디함’이 상징인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다. 원숙해진 라벨의 손끝에서 어우러져 세련되고 독자적인 음의 세계로 구성된 이 곡은 대담하고 열정적인 연주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김규연이 협연한다.  

음악회의 후반부를 장식할 첫 곡은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다. 바이올린 연주와 관현악의 절묘한 만남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생상스가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세테에게 헌정한 작품으로 유명한 이 곡은 탁월한 기량과 섬세한 감성을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김유미가 협연한다. 이어 음악회의 마지막을 장식할 작품은 차이콥스키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를 받는 [교향곡 제6번 “비창”]이다. 이 곡이 초연된 지 9일 만에 차이콥스키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울음바다가 된 연주회장에서 관객들은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을 들었다. 희열과 절망이 교차된 차이콥스키의 삶이 선율로 그려진 듯이 아름답지만 슬픈 3악장과 4악장을 지휘자 최승한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만나볼 수 있다. 

2012년 12월 <11시 콘서트>의 특별한 음악 가이드, 피아니스트 박종훈

2009년도부터 <11시 콘서트>의 해설자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첼리스트 송영훈이 이번 12월에는 해외 연주 일정으로 인해 잠시 그의 자리를 비우게 됐다. 송영훈은 피아니스트 박종훈에게 12월 <11시 콘서트>의 진행 마이크를 특별히 맡겼다. 

송영훈을 대신해, 12월 <11시 콘서트> 무대에 해설자로 서게 될 피아니스트 박종훈은 2000년 이탈리아 산레모 클래식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연주자다. 박종훈이 산레모 심포니와 협연한 갈라 콘서트, 첼리스트 비토리오 체칸티와 함께 한 베토벤 콘서트(로마)는 RAI 이탈리아 국영 방송국에 의해 이탈리아 전국에 생방송되기도 했다. 박종훈은 그동안 세계 50여 국의 도시에서 독주, 실내악 연주를 해왔으며 뉴욕 타임즈의 버나드 홀란드는 그의 연주에 대해 "놀라운 개성, 우아한 음악성" 이라고 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