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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갤러리] 방수연 개인전 ‘오늘 감각‘
오주영 기자  |  ojy-woman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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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0  16: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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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갤러리는 2020년 새해를 여는 첫 전시로 1월16알부터 2월7일까지 , 작가 개인의 경험과 기억으로부터 박제된 순간의 이미지를 한 화면에 압착시킨 회화 작업을 보여주는 방수연의 <오늘 감각>을 개최한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본질에 관한 의미와 고찰을 특유의 어둡고 쓸쓸한 서정성으로 풍경에 주로 드러내는데 이러한 이미지들에는 다양한 층위의 감각과 혼재된 정체성이 환영의 빛처럼 일렁거린다. 

<작가노트>
시간은 말없이 흐르고 순간은 돌아올 수 없는 곳을 향해 사라진다.
‘오늘 감각’이란 일상의 시간에서 벗어나 불분명한 현재를 감각하는 순간을 의미하며 이 전시는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궤적을 따라간다.
구름 모양이 순간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나 밤에 눈앞에 형태가 빛에 따라 순간순간 모양을 바꾸는 것에서 기이한 느낌을 받는다. 미약하고 순간적인 움직임이지만 그것은 나에게 어떤 알 수 없는 울렁거림으로 전해진다. 빛과 어둠에 의해 만들어진 단 한 순간의 장면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눈에 보이는 것이 그 자체로 진실이 아니라면 표면의 형상을 넘어서는 그 본질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바라보는 풍경은 공간 속에 자리한 대상이 아니라 어디론가 떠나가는 것, 사라지는 것들이다. 이들은 불 완전하며 희미하게 움직인다. 한 숨처럼, 고정되지 않고 어디론가 흘러가는 움직임들. 내가 바라보는 장면은 나와 맞닿을 수 없는 거리를 갖고 있으며 현실은 결코 객관적 실체가 아닌 여러 경로로 개입한 요소들로 다르게 변해간다.
<밤, 결> 작업은 사라진 불빛들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어떠한 연계성도 없이 나타난 순간의 빛들은 조용히 마음을 흔든다. 그리고 마치 원래 없었던 것처럼 환영으로 남아 미세하게 흔들리며 아무도 모르는 먼 곳으로 향한다. 빛은 사라져도 사라지지 않는다.
<Shallow signals> 시리즈에서는 창에 맺힌 빛을 채집하고 이것을 정사각의 종이에 드리웠다. 빛의 울렁거림은 나에게 길을 찾기 위한 단서가 되어주지만 그 빛이 사라지고 나면 명확히 존재했던 어떤 순간이 사라지는 것 같은 공허함이 찾아 든다. 그 옆으로, 반대편으로 빛들은 계속해서 자리를 옮긴다. 매일매일의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서 그려낸 <Shallow signals>는 현재에 관한 정의 내려지지 않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Shallow signals’
나는 내가 걷고 있는 길 위에서도 이곳이 둥근 공처럼 생긴 땅 위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수직적으로 자리하는 오늘의 날에 집중하게 되면 나에겐 오늘보단 내일이 내일 보단 어제가 더 크게 자리함을 느낀다. 결국 오늘은 더 알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어제와 내일 사이에서 나는 도통 오늘을 모르겠다.
늘 같은 오늘을 지니고 있는 듯한 망상 속에서 길을 걸었다. 길 위에는 여러 빛이 있다. 작은 빛, 푸른빛, 흔들리는 빛, 누워있는 빛, 희미한 빛, 달을 가리는 빛, 요란한 빛,.. 길을 걷다 눈앞에서 사라지는 빛을 보았다. 나는 그대로 멈춰서 그 빛이 사라진 곳을 찾아보았다. 다시 다른 빛이 켜진다. 그렇게 되면 꺼진 빛에 대한 상상은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만다. 나는 그 찰나에 서서 더 멀고 어두운 곳을 찾았다. 희미한 별이 보였다. 사라진 빛과 나와 그리고 사라진 빛과 별의 거리가 얼마만큼일지 가늠해 보았다. 도달할 길 없는 먼 별의 그곳을 멍하니 보다 그 순간 오늘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마치 내가 이미 있는 이곳에 있기 위해 늘 빛을 찾아야만 하는 것 같았다.
바다 한가운데 표류한 항해사가 길을 찾기 위해 밤 안개 속에서 빛을 찾는 것처럼 나의 오늘을 바라보기 위해 내 눈앞에서 사라진 빛들을 찾았다. 그 빛에는 어둠도 함께 섞여 있다. 마르지 않는 순간의 지점을 표현하기 위해 오일에 적신 종이 위에 젓은 물감으로 스며들듯이 어둠부터 찾아나갔다. 어둠이 자리하지 못한 곳이 빛이 되었다. 나는 이러한 수행 과정을 통하여 오늘을 감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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