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에 위치한 갤러리이마주에서 오는 12월 8일부터 12월 29일까지 김영리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홍익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화단에 데뷔한 김영리 작가는 미국 뉴욕에서 생활하며 현대미술의 중심지 소호에 위치한 갤러리를 기반으로 작가 활동을 해왔다. 미국 생활 중 기획자의 눈에 띄어 미국 주요 도시에 방영되는 아트프로그램에 34인의 아티스트 중 한 명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키스 해링, 백남준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함께 이름이 거론된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귀국해 25년간 자연 속에 터를 잡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연보다 인간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며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여 옵티컬 아트로 표현하였다.
 
반복되는 붓질의 행위 속으로 몰입하면서 내 자신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던 예술의 궁극적 목표 메시지, 상징적 의미들이 해체되고 비워지고 단순해지면서 창작의 고뇌는 사라지고 있었고 나의 내면은 사라지는 만큼 고요해지고 있었다.
- 김영리 작가노트 중 中

작가는 캔버스에 옅게 석고(灰)를 발라 완전히 말린 후 그 위에 템페라 기법으로 그림으로써 화학성이 없는 천연물감을 사용해 보존성이 매우 높고 모작이 거의 불가능한 자신만의 드로잉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특수재료를 사용한 작업은 전면회화의 전형을 보여주며,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나 볼 수 있는 화법을 현대회화에 차용한 옵티컬리즘 회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현대미술 기법 중 하나인 옵티컬아트는 해채적 파편들이 기하학적 형태와 색채관계, 원근법 등을 통해 관람자로 하여금 착시현상을 일으켜 환상을 보이게 한다. 오는 12월, 겨울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시각적 환상을 일으키는 김영리 작가의 옵티컬아트를 감상하며 우리의 마음에도 환상을 일으키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