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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 서:로] 강유정展 '검은, 들, 바다
오주영 기자  |  ojy-woman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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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0  18: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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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많아 모슬*이라불리는 곳이 있다. 소금기 많아 척박한 모래는 검게 빛난다. 들에도, 바다에도 검은 모래가 가득한 곳에서 검은빛은 신령스러움을뜻한다고 한다. 만물에 거하는 신을 찾고자 한 것일까. 신을 필요로 하는 곳의 밤은 길다. 깊고 어두운 밤의 그늘은 덤불 속에도, 오름 위에도 드리워 있다.
검은 땅의 사람들은 해마다 긴 밤이면들에 불을 놓았다. 좀처럼 꺼질 줄 모르는 들불의 연기가 오름으로부터 구름이 되어 솟아오른다. 연기는 아래쪽 뜰의 비행장과 진지, 동굴 위를 차례로 지나간다. 그리고 중산간의 오름도 하나둘 스쳐 간다. 들불은 밤새도록 타올라 어두운 밤을 몰아내고 아침을 밝힌다.
날이 밝으면 들은 더욱 검게 변해있다. 타버린 들의 검은 재는 가장 비옥한 토양과 같은 빛을 띤다. 들불 이후의 검은빛은 사死인 동시에 생生이다. 죽음을 토대로풍요가 자란다. 죽음으로써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변화의 예고이다.
섬은 상대적으로 존재가 정의된다. 여러 섬 가운데 더 큰 섬은 주主섬이 되고, 그보다 더 크다면 육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약하고 낮은 곳은 하나의 작은 부속섬으로 머무른다. 섬은 서로의 존재로 인해 섬이다. 섬은 거리를 두고 따로 떨어져 존재함으로써 거대한 육지가 아닌 무수히 작은섬의 무리를 이룬다. 바다가 섬과 섬 사이를 갈라놓는다. 그러나 섬은 사실은 바다 아래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바닷물을 다 끌어올린다면 섬은 한 덩이의 땅으로써 거대한 산맥을 이룰 것이다.
강유정展 '검은, 들, 바다'가 9월18일부터 30일까지 예술공간 서: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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