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새 사람을 만날 때 두드러지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같은 점을 찾는다는 것이지요. 고향이 같거나, 학교가 같거나, 하는 일이 같거나 등입니다. 이렇게 같은 점이 발견되면, 거기서 순위를 따지지요. 나이에 따르면 형님-동생, 선배-후배가 되고, 직위에 따르면 호칭이 결정됩니다.

 사람을 판단할 때도 또 하나의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잘 사귀다가도 어느 하나가 틀려지면, 그 동안 같이 했던 많은 것들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도 많지요. 

사람의 자아는 크게 나의 나, 즉 내가 원하는 나만의 나와, 남의 나, 즉 남과 비교하거나 남의 눈으로 보는 나입니다. 서양인의 자아에는 나의 나가 큰 반면, 한국인의 자아에는 남의 나가 크지요.

 남의 나의 큰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나와 남과의 동일시입니다. 즉, 남이 나와 다르지 않고 같다는 데서 출발을 하지요. 위의 두 가지 특징은 바로 한국인의 자아에 남의 나가 큰 자리를 차지하는 데서 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관계를 동일시와 같음에서 출발하면, 반드시 남이 나하고 다름이 하나 둘씩 나타날 때 문제가 됩니다. 그 다름을 수용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지요. 조금만 달라도 큰 실망을 하고 관계를 망치거나 단절하게 됩니다. 

새 사람을 만날 때 다름에서 출발해 보세요. 하나만 알고 열을 판단하지 말고, 나머지 아홉도 하나하나 알아 가 보세요. 의외로 많은 같음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다름은 다름 대로 같음은 같음 대로 즐기고 교류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