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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일리] 최경희展 '우먼! is 원더?
오주영 기자  |  ojy-woman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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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3  12: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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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페미니스트 이론가인 ‘윌리엄 몰튼 마스턴’(William Moulton Marston, 1893~1947) 박사는 심리학자인 아내와 함께 캐릭터의 성별을 여자로 선택한 ‘원더우먼’을 탄생시켰다. 남성 캐릭터의 강한 초능력과 함께 여성의 선량한 아름다움을 겸비한 캐릭터를 창조함으로써 진정한 여성해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남자보다 여자가 더 정직한 성향을 갖고 있으며 일을 하는 속도나 정확도에서 앞선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한참 낮았던 사회상에서 이러한 그의 발견은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다. 신화적 상상과 캐릭터 특성을 가지고 탄생한 ‘원더 우먼’ 캐릭터.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의 캐릭터로 대변되기도 하였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예전 보다는 상승하였지만 상승한 만큼 여성에게 요구되는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위치, 경제력, 젊고 아름다운 외모, 살림을 잘하고 아이도 잘 키우며 시부모님께 잘하는 며느리 등 우리 시대는 이런 능력을 모두 갖춘 여성의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어찌 보면 여성의 지위가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높아지는 지위만큼 사회는 더 많은 여성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최경희’ 작가는 자신의 자화상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작업을 했었다. 그러다가 내면의 자화상인 '자작나무 시리즈'를 통해 관찰자적 입장에서 자신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 외면의 '자화상'을 통해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되돌아본다.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며, 자작나무를 통한 비유적 자화상은 관찰자적 입장에서 타인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했다면, 외면의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물질만능 시대에 여성이 갖게 된 사랑에 대한 잘못된 환상과, 세상을 향한 강한 호기심이 여성에게 금기시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또한 결혼 후 주어진 여성의 많은 역할은 결국 자신의 모습을 '원더 우먼' 캐릭터로 변화시키고 있었으며, 그것은 자신의 진정한 자화상이 아닌 타인의 요구로 변모된 억압의 자화상이었다고 한다. 시대의 영웅으로서 다양한 파워를 지닌 '원더 우먼'의 복장은 세상이 입혀준 억압으로 표현된 의상이며, 작가에게 현실은 코스프레에 불과했을 것이다. 원래 '코스튬 플레이'(코스프레)는 영국에서 죽은 영웅들을 추모하는 뜻의 예식에서 시작되었다. 아마도 최경희 작가의 작품 속 ‘원더 우먼’은 사회가 만들어낸 또 다른 영웅 캐릭터를 추모하는 것이 아닐까?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에 '원더 우먼'이라는 캐릭터 옷을 입고 여성이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 혀를 내밀고 있는 작가의 작품 속 모습은 작품을 통해 많은 역할극에서 벗어나고 싶은 여성들의 내면을 드러내고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1막 2장 형태로 '자작나무' 시리즈와 '자화상' 시리즈로 되어 있다. 이것은 이전의 작업과 향후의 작업을 함께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다. 작가의 향후 작업은 억압으로 표현된 캐릭터 복장을 한 ‘원더 우먼’ 작업 시리즈의 새로운 작업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최경희展 '우먼! is 원더?'가 6월15일까지 공간:일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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