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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문화] 김지영 개인전 '닫힌 창 너머의 바람'
오주영 기자  |  ojy-woman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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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7  16: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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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은 195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일어난 참사 중 일부 사건들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작가는 대중매체에서 사건을 다루는 스펙터클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이미지의 환영을 부수고, 가려져 있던 사건의 실체를 다른 방식으로 보고 읽어나가기를 시도한다. 이것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한 개인이 서로 대립하거나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관계하고 있음을, 또 그 사회 안에서 우리 모두가 살아내야 함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소매 끝에 삐죽 나온 실을 잡아당겼다가 낭패를 본 적 있다. 보이지 않는 삐죽 나온 실의 안쪽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몸통에서부터 소매 끝에 이르기까지 실은 이어져 있다. 튀어나온 실을 무심코 당겼을 때야 비로소 이 실이 옷 안쪽 깊숙한 곳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다. 사회에 일어나는 많은 사건에서도 이와 비슷한 점을 쉬이 발견할 수 있다.” (작가노트 중에서)
 
<파랑연작>은 여러 사건 장면을 한 화면에 그리고 의도적으로 인물을 배제한 풍경화이다. 오일파스텔로 종이에 그린 이 단색 그림들은 ‘정적인 참사 이미지’라는 역설의 힘으로 과거를 마주하고 현재를 인식하게 한다.  <닫힌 창 너머의 바람>은 사건 당시의 기사들을 인용하여 재편집한 몽타주 텍스트이다. 진실을 은폐하거나 참사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보도기사를 해체하여, 객관적 상황을 바탕으로 폭력의 이면을 드러내고자 다시 글을 쓰고 책으로 엮었다. <기억의 자세>는 뜨개질 된 실이 천천히 풀려나가는 설치로, 개인과 사회, 개인의 사건과 역사적 사건이 서로 이어져 있음을 환기시킨다.
 
김지영은 고통을 함부로 대상화하지 않기 위해 ‘감히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만연한 폭력이 개인의 서사마저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당부한다. 이번 전시 <닫힌 창 너머의 바람>은 재앙의 시대에 저항하고 역사를 기억하며 더 나은 곳을 상상하기 위해 미술이 던질 수 있는 근원적인 질문이자 다양한 목소리의 연대를 위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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