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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
윤성환 기자  |  ysh@woma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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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2  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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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프레스가 2018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폭력과 가난을 이겨낸 한 가족의 실재 이야기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을 출간했다.

소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은 가족이야기이고 두 명의 화자(話者)가 등장한다. 첫 번째 화자인 조영애 여사는 근•현대사의 큰 변곡점을 온몸으로 살았던 여성이다. 대한민국의 근•현대를 조망할 때 여성은 그 존재 자체로서 불행했다. 그녀의 삶이 점점 피폐해져 가던 어느 날 인내가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였다. 철없이 굴던 여섯 살밖에 안 된 아이에게 폭력을 가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야기한다. 그녀 안에 내재되어 있던 폭력적 상황이 아이에게 전가되었던 그 순간 그녀는 진심으로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부끄러움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빨강 모자’를 씌워 주었다. 그것이 그 아이와의 마지막이었다. 교통사고였다. 수많은 상처 가운데 그녀가 가슴속 깊이 묻어둔 기억이다. 시간은 흘렀지만 가난은 여전했고 뒤늦은 남편의 정상적인 사회활동으로 희망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깐의 바람도 덧없이 어느 날 출근하던 남편이 쓰러지고 입원하게 되었다. 폭력은 종식되었지만 다시 가난이 시작되었다.

두 번째 화자는 조여사의 남편이다. 군화와 산업화로 상징되던 시기는 어쨌건 남자들의 시대였다. 변변찮은 수입에도 늘 친구와 술은 함께했고 가족은 뒷전이었다.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었다. ‘여자와 북어는 두드려야 한다’던 가르침은 신념이 되었고 맘에 들지 않는 일이라도 생기면 부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그게 남자의 삶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쓰러졌다. 남자는 벌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남자가 시름시름 앓기를 반복하던 중에 부인 역시 쓰러졌다. 남자는 후회했다.

소설 속 ‘빨강 모자’는 주인공이 차마 꺼내고 싶지 않았던 봉인된 기억의 상징이다. 폭력과 가난에 시달렸던 어머니가 여섯 살배기 어린 아이에게 폭력을 가하고 그 사과의 의미로 사주었던 선물이며 자신에게는 한없이 부끄러운 아픈 기억이다. 이 글에서 ‘빨강 모자’는 상처, 죄의식, 구원 등을 상징하며 마지막까지 소설 전체를 이끄는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어머니가 존재하거나 부모의 학대를 못 이겨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폭력의 유전’에 대해 우려한다.

김은경 시인은 이 책에 대해 “아홉의 남매를 낳고 기르고, 때로는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야 했던 엄마가 행한 기적 같은 사랑에 당신의 목도 메어 올 것”이라는 추천사를 남겼다.

이 글의 저자 김은상은 자신의 불우했던 가족사를 소설로 재구성했다. 2017년 첫 시집을 출간했고, 이 시집이 2017년 하반기 ‘세종문학나눔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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