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업은 삶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기억들에서 출발한다. 때때로 지나간 분노들이 꿈속에서 기이한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그동안 멍울져 있는 분노의 감정이 표출되지 못하고 꿈에까지 나타나 지속적인 고통을 주는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서 아주 사소한 일 이라도 부조리와 피해를 느꼈던 순간은 즐거웠던 순간보다 깊이 기억에 남는다. 이 기억은 한 가지 독에 물붓듯이 쌓이고 자아 분열을 일으키는데, 그럴 때 마다 아주 히스테릭 한 성격으로, 기이한 꿈으로,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표출되는 것이었다. 비정상적인 해소와 나를 갉아먹는 방법으로 풀어내는 과정에는 불필요한 감정소비를 동반했고, 적절한 돌파구가 없는 해소과정은 끝없는 자아성찰과 질책을 하게했다. 정확하게 인식되어지지 않지만 자신과 타인시선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는 모호한 모습은 불안과 혼란을 가져오고 그 결과 자아는 건강하지 못한 모습으로 분열을 겪는다. 나는 자아의 분열 과 내면 도출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고 꿈에서 나타난 광경, 여러 기억이 혼재되어있는 오브제를 찾아 한 화면에 구현하는 것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발언하지 못하고 가닿지 못한 말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몸 밖으로 나가지 못한 멍울들은 어떤 층위로 남겨 질까, 이것이 표출되고 있다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 것인가, 이런 나의 물음들은 작업의 원동력이며 탐구과제이다. 내면 도출과 관찰, 성찰과 변화는 지속되어야 할 과정이며 마음의 짐을 덜어줄 노력일 것이다.
강도영展 '묵시적 일상과 꿈의 대화'가 4월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셀로아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