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완연한 봄이 찾아왔지요? 흔히 봄은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이라고 하는데 어떤 일인지 몸이 노곤하고, 피곤하기만 합니다.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힘들고, 입맛도 없고, 식사 후에는 졸음이 쏟아져 참기 힘들 지경이지요. 이를 흔히들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그것은 봄이라는 계절이 내몸에 가져다 주는 부담 때문입니다. 자연환경으로는 기후의 변화를 첫 번째로 들 수가 있지요. 한편으로는 날씨가 따뜻해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난방이 덜 되기 시작하고, 추위가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겨우내 입었던 두꺼운 옷들을 뒤로 하기 때문에 우리의 신체는 사실상 추위를 더 느끼게 됩니다.  

‘꽃샘 추위’는 물론 추위 그 자체도 있지만 사실은 신체의 적응보다 마음이 앞서는 것이 주된 이유가 되는 것이지요. 비슷한 현상으로 일교차가 큰 것도 신체에 영향을 줍니다. 신체는 일정한 환경에 더 안정되고, 변화하는 기후에는 적응이라는 부담을 받게 되기 때문이지요. 

봄이 우리 몸에 가하는 부담은 자연환경보다는 사회환경의 영향이 더 큽니다. 봄은 대체로 활동하는 한 해의 시작으로서 새로운 일, 새로운 친구나 동료, 새로운 모임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학생은 겨울 방학에서 벗어나 새 학기가 시작되고, 직장인들도 보통 1시간 이상씩 근무시간이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더구나, 방과 또는 업무 후 해야 하는 모임도 많아 지지요. 한마디로 휴식과 수면시간은 줄어 들고, 업무와 활동시간이 늘어납니다. 겨울철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몸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과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평소에 충분한 체력을 비축해 두었던 사람들은 춘곤증을 따로 느끼지 않습니다. 반대로 봄마다 춘곤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체력이 약한 사람으로서 봄이라는 자연적,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 몸이 쉽게 적응하지를 못하는 것이지요.  

과거 못 먹고 못 살았을 때에는 영양보충으로 춘곤증을 해결했지만, 영양과잉인 현대인에게는 자기 체력의 정확한 평가, 충분한 적응기간을 갖는 학습 및 업무, 그리고 평소의 체력비축만이 계절의 변화에 따른 내몸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춘곤증은 게으름이 아닌 과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