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온 세계를 누비며 봉사를 펼치는 '슈바이처'를 꿈꾸던 여인이 디자이너로 나섰다. 그가 바로 한국의 패션 문화를 주도하는 디자이너 정미선이다.

노케(NOHKE)대표 & 디자이너 정미선을 만나 K- 패션에 관한 몇가지 생각을 챙겨본다.

1. 브랜드명이 ‘노케‘입니다. 독특한 이름인데 무슨 뜻인가요?

‘녹회(綠檜)’라는 ‘푸른 노송나무’의 뜻을 가진 예명을 발음하기 쉽게 풀어써서 브랜드 명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푸른 소나무가 한 자리에서 비바람, 눈보라를 견디고 곧게 자라나 그 향기가 주변을 아름답게 만든다’ 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예명이다. 이름처럼 이로운 브랜드가 되었으면 한다.

2. 시간과 트렌드를 넘어선 옷을 만들고 싶다는 디자이너 정미선. ‘디자이너 정미선’의 패션 철학은?.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옷의 소비 주기가 너무 짧고 빠르게 버려지는 것이 환경에게도, 소비자에게도 결국 좋은 일이 아니다. 단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도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유익하고, 삶에 필요한 진짜이기를 바란다.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한다.

3. 정미선 옷은 김혜수를 비롯한 많은 유명 여배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정미선’이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 비결이 뭘까요?

테일러링이나 커팅으로 여성의 실루엣을 길고 생동감 있게 만드는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여성의 우아한 실루엣과 분위기가 돋보이는 의상들이 주를 이룬다. 그 덕분에 특히 패션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4. K- 패션이 K- 뷰티와 함께 세계화, 명품화의 길을 향해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K- 패션이 급격히 성장하게 된 동기는?

결국은 한국인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요소 중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사람인데, 부족한 자원과 이 작은 국토 안에서도 우리가 이토록 눈부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사람들의 역동적인 에너지 덕분이었다. 특히 최근에 한국 패션, 드라마, 음악 등 문화 예술 영역뿐 아니라 사회, 경제,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능력을 발휘하며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펼쳐내었기에 모든 것들이 시너지를 내며 한류의 영향력이 급격히 성장한 것이다.

단순히 한국 여성의 피상적인 외적 매력만이 아니라 고요하지만 역동적이고, 따뜻하지만 진취적인 내적 매력까지 더해져 그러한 한국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이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에 K-패션, K-뷰티의 열품이 더 해졌다고 생각한다.

5. K- 패션이 세계적인 명품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보완 해야 할 점이 있다면?

한류의 근간을 유심히 살펴보면 갑자기 생긴 우리의 새로운 문화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끼와 매력, 정신이 모두 버무려져 현대화 된 것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K-패션에도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삶을 대하는 유연하면서도 강하고, 진취적이고 열정적인 태도가 묻어 있다.

하지만 아직은 외국인들에게 알려진 K-패션이나 K-뷰티는 피상적이고 외적인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에 많이 편중되어 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는 K-패션의 글로벌화를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우리 문화의 차별 점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더 명확하게 고민하고 전달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파리지엥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고 시크한 매력을 가진 사람들이 떠오르고, 뉴요커라고 하면 모던하고 생동감있는 도시의 사람들이 떠오르는 것처럼 K-패션, 한국 사람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문화적 감수성을 담은 우리의 명확한 시그니처 이미지와 스토리를 다양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6. 패션업계의 질적 성장을 위해 디자이너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라. 그래야지만 자신이 무엇을 노력해야하는지 알 수 있고, 행동하고 또 성취할 수 있다.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겁게 자신의 20대를 치열하게 보내야만 미래를 설계 할 수 있는 힘과 비전이 생긴다.

화려해보이지만 패션은 부단한 매일 매일의 노력이 필요한 곳이다. 환상을 가지고 패션을 꿈꾸었다가 포기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다.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는데, 재미있는 건 나중에도 완벽은 없다. 창조적인 직업인 것 같지만, 창조적이지 않은 허드렛일도 정말 많고 그런 일까지도 창의적인 사고방식으로 함께 해내야 하는 업무 강도가 높은 분야이다. 아무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도 항상 그 일이 좋기만 하고 항상 사랑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열정과 사랑을 지키는 것도 자신이 계속 치열하게 노력해야하는 부분이다. 완벽을 꿈꾸지 말고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묵묵하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 하루 하루들이 모여 삶의 통찰력, 강인한 정신력, 놀라운 커리어의 성장을 만들어 줄 것이다.

나의 경험으로는 진짜로 노력하지 않으면 정말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No pain no 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