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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21일 국회 ‘저출산 고령화 대책 특별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놓고 주무부처 장관에 대한 질타가 있었습니다. 15조가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게 요지였습니다. 의원께서는 그 이유가 뭐라고 판단하시는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기관·부처별로 겹치는 사업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부재원이 자잘하게 쪼개지면서 사업 규모는 축소되고, 그러다보니 소득수준에 따른 선별적 복지를 할 수 밖에 없고 수혜대상이 축소되어 정책 체감도가 낮은 편입니다. 노동‧복지‧고용 등 정책을 총괄적으로 조정하면서 사업이 중복되거나 과도하게 나눠지지 않도록 인구문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특위를 구성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여전히 임신휴가, 육아휴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치우쳐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현재 대책이 인간의 생애주기를 놓고 볼 때, ‘영·유아’ 시기에 방점이 찍혀있는 셈인데요. 그런데 <우먼데일리>가 조사해보니 학부모들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직장문제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초등교육도 보육시설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국가가 책임을 져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저출산 대책의 적용범위가 지금보다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 어떻게 보십니까?
- 초등학교 취학 후에는 이전에 비해 국가의 돌봄 지원이 줄어들어 학부모들의 일‧가정 양립이 여전히 어렵습니다. 하교 후 자녀들의 안전문제, 사교육비 증가 등의 요인으로 출산을 꺼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초등 돌봄 교실 지원금이 적다보니 대부분의 돌봄교실이 인원을 제한하고 질이 떨어져 학부모들이 베이비시터, 부모, 학원에 자녀를 맡겨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에 대해 취학 후 학교가 아이를 돌보도록 예산 및 제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저출산 문제는 ‘해결’보다 ‘어떻게 적응하느냐’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물론 지나친 비관론은 지양되어야겠으나 저출산으로 학생 숫자가 줄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도 문제는 학생 숫자는 줄어드는데, 아이러니하게 취학자녀를 둔 부모들의 양육부담은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가정양립이 힘들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일·가정양립의 부담이 ‘저출산 현상’을 낳고, 출산이 일·가정양립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 어떻게 잘라내야 한다고 보십니까?
악순환의 고리의 가운데에 있는 것이 ‘일‧가정양립 부담’입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해주면 출산은 장려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를 위해서 출산 후에도 눈치 보지 않고 일할 수 있고,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가 확산되도록 지원해줘야 합니다. 또한, 부모가 일하는 동안 안전하게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직장 보육시설이 확산되어야 하고, 자녀의 취학 후에도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4. 학교에서 학생이 줄면 ‘학생 1인당 교사 숫자’는 늘어납니다. 학부모들의 양육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데 ‘초등교사의 포화상태’에 착안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교사들의 역할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었으니 이들을 활용해 아이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겁니다. 많은 교원들이 필요할 수 있어 비용부담이 예상되고, 반발도 예상되지만 학부모들은 안심하고 사회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규 수업 이후에 돌봄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각 학년 특성에 맞는 돌봄 교실 혹은 방과 후 교실 등을 확대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경우 오후 5시까지 돌봄교실을 이용한 초등학생은 경기도 5만 5854명, 서울 3만 1791명 등 23만 9798명입니다. 또한 오후 10시까지 '저녁돌봄'을 받은 학생도 1만 6248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많은 예산이 들겠지만, 일‧가정 양립의 부담을 줄여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5. 저출산대책이 곧 경제대책이고, 다른 경제개혁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일할 사람이 없다면 경제는 침체의 수렁에 빠지기 쉽습니다. ‘백약이 무효’인 셈인데요. 문제는 약발이 제대로 들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가 초등교육에 주목했던 것도 그래서입니다. 초등교육에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초등교육법 개정을 검토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영‧유아 시기뿐만 아니라 자녀의 취학 후 돌봄까지도 국가에서 책임져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마음 놓고 출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에서 기존의 교육뿐만 아니라 방과 후 돌봄 시스템까지 갖춰 자녀들을 안전하게 양육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부모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초등교육법 개정에 대해 검토해보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