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오염에 대한 불안이 크게 증가했다.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정부가 대책을 내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많은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인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보이지 않는 유해물질'에 대한 공포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실내공기 정화를 위해 사용하는 캔들도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각종 유해물질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캔들 제조 시에 첨가되는 '파라핀 왁스'다. 파라핀은 석유 추출물로 연소하면서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지난 2월 발표된 영국 왕립외과협회·왕립보건소아과학회의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방용품, 방향제, 탈취제, 청소세제 등에 사용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공기 중으로 증발해 인체에 피해를 입힌다고 한다.

 파라핀 왁스 캔들을 장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피울 경우 발암물질인 톨루엔이나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의 농도가 급격히 높아져 미세먼지, 천식, 비염, 아토피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타는 소리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이유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나무 심지 캔들의 경우에는 그을음과 미세먼지 배출이 높아 영유아 뿐 아니라 성인의 호흡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이에 따라 그을음이 적고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천연 소이캔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하지만 소이왁스에 파라핀을 섞어 제조하거나 저급 원료를 사용한 제품까지 소이캔들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캔들도 100% 소이왁스를 사용하지는 않으며, 연소 중 다량의 미세먼지와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소이캔들의 약 95%가 파라핀 왁스가 함유된 가짜 소이캔들이라고 한다.

 캔들에 파라핀 왁스가 첨가되어 있는지 손쉽게 알아보려면 촛농을 손등 위에 떨어트려 스며드는지 확인하면 된다. 파라핀 왁스는 촛농이 그대로 굳어버리지만 100% 소이왁스캔들의 촛농은 오일을 바른 것처럼 피부에 스며든다.

 가짜 소이캔들부터 가습기 살균제까지, 글로벌 기업이나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의 제품도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유기농, 친환경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뉴질랜드 상품들과 코셔(KOSHER) 인증을 받은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코셔 인증은 유대인 청결식품 인증으로, 전 공정에 걸쳐 검사가 진행된다. 대상 원료뿐만 아니라 가공하는 생산시설, 생산 과정 그리고 완제품까지 청결한 공정을 걸쳐야만 해당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백화점과 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약 40%는 코셔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1975년 뉴질랜드의 작은 부티크에서 출발한 홈프래그런스· 브랜드 에코아(ECOYA)는 뉴질랜드에서 생산된 100% 소이왁스와 순수 무면 심지를 사용한 캔들을 선보이고 있다. 천연, 친환경 원료로 수제작을 통해 만들어진 에코아 캔들은 포름알데히드 및 미세먼지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에코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캔들·디퓨져 브랜드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코셔(KOSHER) 인증을 받았다.

 남성 그루밍 용품과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T&D(Triumph & Disaster), 공정 무역을 통해 각종 오가닉 커피시럽을 생산하는 굿니스(The Goodness) 등도 잘 알려진 뉴질랜드 기업으로, 모두 코셔 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