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월부터 전업주부 자녀에 대해 어린이집 맞춤형 보육을 실시한다고 밝힌 이후 주부들의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원래 어린이집 보육은 출산장려를 위해 해당 연령대의 아이들은 누구나 무상으로 종일반 교육을 받도록 하는 보편적 복지차원의 제도다. 그러나 예산부족이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전업주부에 한해서는 맞춤형보육을 실시함으로써(어린이집 일반의 80%지급) 모양새가 우습게 돼버렸다. 또한 전업주부가 종일반에 가려면 예민한 가정사를 공개하는 자기기술서를 써서 지자체장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것. 이에 주부들은 "맞춤형보육은 전업주부를 구걸하게 하는 제도"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에 위배될 수도 있어 헌법소원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 문제는 정치권에서 슬기롭게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정부가 오는 7월부터 '맞춤형 보육'이란 이름으로 0세~2세 영유아에 대해 하루 12시간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이용을 지원하던 것을 전업주부의 자녀일 경우, 그 절반인 하루 6시간 이용으로 제한해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0세~2세에 해당하는 영아들은 약 72만명으로, 정부의 방침에 따르면 해당 연령대 영유아들 가운데 57%인 약 41만명이 종일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정부는 이미 종일반(12시간) 보육시설 이용자격이 없는 41만명의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에 ‘자격없음’을 통보한 상황입니다.

'0세~5세 영유아의 보육과 육아는 국가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것이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란 슬로건을 걸고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대표공약이었습니다. 영유아에 대한 공보육을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0세~2세 영아의 보육료 전액지원과 부모의 양육유형 선택권 보장, 3세~5세 유아의 누리과정 지원비 증액을 담고 있습니다. 증액을 공약해놓고 시·도교육청에 책임 떠넘기기로 현장에 혼란만 일으키고 있는 누리과정 사태가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맞춤형 보육' 7월 시행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정부의 속셈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엄마들을 전업주부와 취업주부로 나눠 편가르기를 하고, 전업주부 자녀들의 보육은 절반은 전업주부의 책임, 절반은 국가책임의 반쪽짜리 공보육을 실시하겠다는 정부의 논리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의문입니다. 전업주부의 경우에도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다고는 하나, 이 경우 불가피한 사정을 구구절절 기술해야한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내건 공보육 정책에 뚜렷한 변화가 생긴 것인지, 그저 예산이 부족해 벌어지는 촌극인 것인지 정부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필요합니다.  

정권 연장을 위한 말 뿐인 공약이었다면 이제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공보육 정책 실패를 인정해야할 것입니다. 그저 예산이 부족해서 누리과정 사태에 이어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는 것이라면 보육 현장에 혼란만 가져오는 7월 시행을 일단 미루고, 예산 사용의 우선순위에 대한 합의와 보육정책과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의 논의에 따른 합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맞춤형 보육’7월 시행은 41만명의 영유아와 부모들을 볼모로 잡고, 우선 시작하고 보려는 정부의 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