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서소문 빌딩 1층 로비에 위치한 일우스페이스(一宇SPACE)는 추운 겨울 봄을 기다리며 2013년 첫 기획전시 ‘향기가 움트다’를 오픈한다.

오는 1월 3일부터 2월 27일까지 56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일우스페이스의 기획 그룹 전시로, ‘매화’를 소재로 한 회화 (구성연, 차규선, 허달재, 홍지연, 홍지윤) 작품들이 일우페이스의 독특한 공간과 만나 한층 높은 격조의 미감을 선보이며 매화의 맑은 향기를 느끼게 하는 전시이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꽃 봉우리를 움트며 가장 먼저 봄을 알리기 위해 준비하는 매화. 매화는 어김없이 새해 봄에도 꽃을 활짝 피울 것이다. 매화의 청아하고 은은한 향기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봄을, 새로운 시작이 왔음을 알려준다.

조선 시대에 손꼽히는 문장가였던 신흠의 시조에 '매일생한불매향'이라는 한 구절이 있다. 이것은 매화가 평생 추위에 살면서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시련 속에서도 지조를 잃지 않는 고결한 선비의 정신을 비유하기도 한다.

유난히 추운 겨울의 한기가 몸을 움추리게 하고 국내외적으로 지속되는 경제위기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다. 옛 우리의 선비들은 '추운 겨울, 추위가 한바탕 뼛속 깊이 사무치지 않고서야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꽃 향기를 맡을 수 있겠느냐'며 스스로의 결기를 다잡았다고 한다. 지금 현실의 추위가 우리를 움추리게 할 때 비로소 청아한 향기를 마음 속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장에 만발한 매화를 보며 사람들이 잔설을 이기고 피어나는 '설중매(雪中梅)'의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를 마음에 새겨 보길 바란다. 또한 힘든 상황 속에 휩쓸려 자신의 향기를 쉽게 잃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더불어 새로운 봄을 향해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