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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 아트스페이스] Herein
전보연 기자  |  jby@woma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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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26  20: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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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 될 수 있는 여기에서,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여느 장소나 시간, 상황 들 속에서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내가 보고, 느끼고 경함 한 것……’ 그리고 거기에 존재했던 이야기들이 캔버스에 담긴다. ‘여기’ 상황은 반드시 정형화된 객관적인 지표에 의해 읽혀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외부상황의 현실이 자아에 대한 확고한 상을 만들어가지 않는다. 개인의 자아에 대한 상은 시대와 사회, 그리고 경험과 수학을 통해 자신의 주관적인 지표에 의해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고, 이 세상에서 자신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어떤 특별한 것에 대한 의미를 찾아 나선다. 같은 공간과 장소에서 서로 다른 것을 마주하며, 각자의 시선을 통해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해 나간다. 고정된 이미지에 집착하여 환경이 요구하는 데로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끊임없이 새로운 설명을 만들며, 실제에 대한 논의와 반박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단순히 주관적인 심연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바깥세상에 관심을 기울인다.  

세상의 이야기의 중심은 내가 되며, 대상을 통해 정체성을 만들어 가고,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개념을 통해 새로운 관념을 형성한다. 같은 시공간에 존재함에도, 각기 다른 시선이 한곳에 모여, 지금 ‘여기’ 만들어 간다.

2013 LIG 아트스페이스 기획전 Herein이 8월24일까지 LIG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총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김희연은 도시의 공간과 대상을 그린다. 도시의 어느 곳이지만 사람은 등장하지 않아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그런 공간이다. 원근감이 모호하고, 때로는 전경이며 때로는 일부분인 이런 풍경은 기호화된 구조로 현실 속의 그것을 모호하고 불분명하게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평소에는 너무나 익숙해서 알아챌 수 없었던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유목민인 나점수에게 선인장은 황량한 오지로의 여행 중 그에게 감동을 준 하나의 대상이다. 사막의 끝없는 지평선, 그 무한해보이는 풍경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수직적 기립으로 확인시켜주는 것이 선인장이었는데, 작가는 이것에서 생명과 자연이 투쟁하는 힘에 경외심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수평으로 누워있는 작품들은 주로 식물의 초기단계를 연상시키는 씨앗과 같은 형상이다. 수직으로 서 있음이 생명의 방향성을 누워있음이 전자를 위한 준비이자 준거로서 의미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박지현은 향불로 순지를 태워 구멍을 뚫음으로써 대상을 드러낸다. 향을 태우는 행위의 과정을 통해 소멸하는 동시에 또 다른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이다. 최근의 작품에서는 작업방식에 변화를 주어 먹선으로 그림을 그린 뒤 향으로 불을 붙여 선을 따라 타 들어가게 하여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시도를 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선이 사라지고 면이 남게 되는데 여기에서도 생성과 소멸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단순히 하나의 입장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나타나는 이중적인 관계항들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예린은 사진과 영상 뿐만 아니라 오브제와 설치, 그리고 회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장르의 작업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진작품은 현실의 이미지가 수면이나 거울에 비춰진 허구의 이미지가 대칭을 이루는 형식을 띄고 있다. 자세히 보면 실제이미지는 뒤집혀져 흑백으로 보이며, 허구의 이미지는 채색이 되어 더 사실적으로, 프레임 안에서 더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실제 이미지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되어버린다. 우리는 보고 느끼는 이 세상이 완전하다고 느끼지만, 그녀의 작업은 우리가 절대적이라 믿어왔던 세계를 파열시키고 더욱 실제같은 허구의 이미지를 통해 가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호진은 현실과 비현실, 형상과 비형상이 혼재하는 회화작업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이미지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업 화면 중심에 나타나는 형상들은 대부분 나이와 성별이 분명하지 않은 이미지로서, 그의 과거의 기억들과 경험, 그리고 현재로부터 영향받은 이미지를 결합시킨 것이라고 한다. 또한 그 배경에는 여러 다른 이미지들의 조합이 복합적으로 오버랩되어 또 다른 환경과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은 매일 같을 수도 있지만 매시간 달라질 수도 있는, 자신 혹은 세계이며, 꿈꾸는 이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임소담은 현 사회가 일상적으로 대면하는 발전의 징후를 작품의 모티브로 등장시킨다. 회색조의 콘크리트는 희뿌연 공기와 함께 삭막한 일상의 모습을 묘사하며 화면 내부에서 감정적 불안을 야기한다. 작가는 작품 내부에 등장하는 물질 문명의 잔해를 관람자가 딛고 있는 현실의 공간으로 대체하고, 작품 내에 존재하는 생명력 없는 투명의 존재를 작품을 보고 있는 관람자의 위치로 전이 시킨다. 전기 작업에서 관객들이 관찰자로서 관조적 방식의 바라보기에 그쳤다면, 작가는 후기 작업을 통하여 이를 관람객에게 주체화 하려는 시도를 보인다. 개인의 내적 질문이 우리 모두 공통의 문제로 환기되는 그 지점이 바로 작품을 바라보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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